[김창용의 디지털 창(昌)]<6>XR산업 육성으로 메타버스 시대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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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87%, 세계적으로는 인류의 절반 정도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소통하고 있다. 가상공간을 통한 사회활동은 이제 인류의 삶 일부가 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대면 환경 확산과 더불어 데이터센터의 컴퓨팅 파워 증가, 5세대(5G) 이동통신 도입, 가상현실(VR), 증강현실(AR) 등 가상융합기술(XR)의 발전은 더욱 다양한 경험과 활동을 가상세계에서 가능하게 해 주는 '메타버스' 시대를 열어 가고 있다. 코로나19로 시작된 비대면 환경이 사람들의 사회활동을 넘어 실물 경제 영역까지 가상공간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PwC에 따르면 메타버스 근간인 XR 산업의 글로벌 시장은 지난 2019년 78억9000만달러에서 오는 2024년 1368억달러로 연평균 76.9%의 가파른 성장을 전망하고 있다. 특히 제조·의료·유통 산업과 XR가 상호 융합하는 'XR 연관시장'은 2025년 4764억달러에서 2030년 1조5429억달러로 XR 자체보다 훨씬 큰 시장을 형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시장 성장만이 아니다. 제품 개발 기간 단축, 원격협업 등을 통한 제조업의 생산비용 절감, 교육·훈련 분야의 시공간적 제약 극복과 안전성 확보 같은 간접 효과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고 국민의 삶을 편리하게 할 메타버스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서비스 발굴과 XR 전문기업을 글로벌 수준으로 빠르게 성장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 XR 연관산업은 어느 한 분야만 잘해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콘텐츠, 디바이스, 5G, 데이터센터 등 전체 연결고리 상에 있는 다양한 분야의 경쟁력 확보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유용한 서비스 발굴과 전문기업 육성을 위한 사업 추진이 필요하다. 제조·의료·교육 등 우리가 강점을 보유하거나 파급효과가 큰 분야에 XR 접목을 지원한다면 XR 전문기업이 다양한 레퍼런스를 확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5G·플랫폼·클라우드 분야 대기업과의 협업을 통해 글로벌 역량도 축적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올해부터 디지털 뉴딜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하고 있는 'XR 플래그십 프로젝트'가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XR 적용을 통한 산업 혁신 및 신규 서비스 개발을 위해 제조·의료·건설·교육훈련·유통·국방 등 6대 분야를 대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향후 지속적으로 분야를 확대할 예정이다.

서비스-클라우드-디바이스가 연결되는 에코시스템 전반에 걸친 고른 경쟁력 확보도 중요하다. XR 연관산업은 콘텐츠·플랫폼뿐만 아니라 5G 네트워크와 디바이스 품질도 함께 확보돼야 원활한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VR '헤드 마운티드 디스플레이'(HMD), AR 글라스 등 디바이스 분야는 아직 글로벌 절대 강자가 없어 핵심 부품 및 완제품 개발·실증·보급에 이르는 전 주기 지원을 추진하면 글로벌 수준의 역량을 확보할 기회는 남아 있다. 이러한 시점에 XR 관련 정부 기관과 기업들이 함께 지난 5월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출범시킨 것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협의체 구성원 간 긴밀한 협업을 통해 XR 산업 육성 및 메타버스 생태계 확산을 위한 과제를 도출하고 분야별 전문기업을 육성하는 지혜를 모은다면 우리나라 메타버스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XR 전문인력과 산업별 XR 융합형 인력 양성도 필요하다. 기업과 대학을 연계해 실감콘텐츠, 디바이스 분야 석·박사급 인재 양성을 위한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한 걸음 더 나아가 XR 융합을 촉진하기 위해 실무형 XR 융합인재 양성을 지역별 특화산업과 연계해 추진한다면 지역 XR 연관산업에 맞는 XR 전문인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또한 산업 현장 인력 대상으로 XR 활용과 역량 강화 교육을 추진한다면 XR가 산업에 빠르게 확산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메타버스는 게임, SNS 등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경제·사회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제조, 의료, 유통 등 산업과 결합해 가상산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 낼 미래 먹거리 산업의 하나가 될 것이다. 또 이전에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서비스를 통해 국민의 라이프 스타일을 변화시키고 삶의 질을 윤택하게 해 줄 수 있다. 우리나라가 역량을 보유하고 있는 콘텐츠, 5G 분야와 더불어 전체 에코시스템에 대한 전략적인 투자를 추진한다면 메타버스 글로벌 시장을 이끌어 갈 경쟁력 확보가 가능할 것이다. 메타버스 산업을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모아야 할 때다.

김창용 정보통신산업진흥원장 cykim@nipa.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