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기의 디지털경제] 양자기술(Quantum Technology): 미래의 게임 체인저

글자 작게 글자 크게 인쇄하기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최근 딥러닝, 머신러닝 기술에 기반해서 인공지능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면서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웨일이 주장한 인공지능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초월하는 싱규레러티(Singularity)에 도달할 수 있을지, 도달한다면 과연 언제 가능할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과연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적 능력을 초월하는 싱규레러티에 도달해서 지식폭발(Intelligence explosion)현상이 발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지만, 싱규레러티에 도달하기 위한 핵심 기술 가운데 하나가 양자기술이라는 것에는 모든 전문가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구글은 2019년 양자컴퓨터를 이용해 당시 최고의 슈퍼컴퓨터가 만년이 걸려야 풀 수 있는 문제를 200초 만에 풀었는데, 양자컴퓨터는 이러한 압도적인 연산 능력을 통해 화학, 물류, 금융, 정보보안, 데이터 처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지고 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렇게 양자기술이 미래를 변화시키는 혁신 기술이 될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는 많은 전문가들이 동의하고 있지만 과연 양자기술이 언제 실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지 그리고 실제로 현재의 슈퍼컴퓨터를 완전히 대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리고 있다.

현재의 양자컴퓨터는 이론적으로 가능한 연산 능력을 충분히 구현하기에는 기술적으로 불완전한 단계에 있고 문제 해결능력에 있어서도 기존의 컴퓨터와 같은 신뢰성이 구현되지 못한 단계에 있다. 양자컴퓨터의 연산능력은 큐비트(qubit)로 측정되는데, 양자 컴퓨터가 활용 분야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가져오기 위해서는 최소 1000큐비트 수준의 양자 컴퓨터가 개발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기술 수준은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IBM이 65큐비트 컴퓨터를 보유하고 있고, 올해 127큐비트 컴퓨터를 개발할 예정으로 실제 시장에서 양자 컴퓨터를 통해 획기적인 변화를 일으키기에는 기술적 발전 수준이 미치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주목할 사실은 IBM,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들이 10년 이내에 1000큐비트 양자컴퓨팅 서비스 개발을 목표로 엄청난 연구비용을 투자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디지털 경제 전망'에 의하면 2020년 1월 기준으로 세계의 175개 기업과 공공기관이 양자기술 개발을 진행 중에 있다. 양자기술 개발의 난이도 때문에 양자기술에 투자하고 있는 기업의 숫자는 글로벌 빅테크 기업을 중심으로 소수에 그치고 있지만, 정부 차원에서는 주요 국가들이 양자기술을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기술로 인식하고 기술개발에 대한 투자와 양자컴퓨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전개하고 있다. 양자컴퓨팅 분양에서 가장 앞선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미국, 중국을 포함하여 EU, 일본 등이 양자기술 개발을 위한 전문기관 설립, 연구개발 투자 등을 통해 양자기술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력을 이미 10여년 전부터 진행해 오고 있다.

우리 정부도 양자기술을 미래 핵심 기술로 개발하기 위해 지난 4월 '2030년 양자기술 4대 강국 진입'을 목표로 2024년까지 50큐비트급 한국형 양자컴퓨팅 시스템 구축, 2030년까지 양자기술 핵심인력 1000명 양성, 산학연 파트너쉽 구축 등을 내용으로 하는 '양자기술 연구개발 투자전략'을 발표하였다.

비록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늦었지만 미래기술로서 양자기술의 중요성을 고려할 때 정부차원의 양자기술 육성을 위한 종합 청사진이 발표된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앞으로 양자기술이 성숙되고 시장이 확대될 때 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기 때문에 향후 전략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양자기술에 대한 투자는 긴 안목으로 시장이 성숙되는 시점까지는 정부주도의 연구개발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우수한 인력들이 양자기술 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연구개발 환경 조성과 산학연 파트너쉽 구축을 위한 대학내 연구환경 조성에도 정부의 특별한 관심이 요청된다. 이번 정부의 양자기술 육성전략을 통해 우리나라의 디지털 경쟁력이 양자기술로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민원기 한국뉴욕주립대 총장 wonki.min@sunykorea.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