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바꾸는 로봇 기술]<상>사람과 情 나누는 로봇…'따뜻한 동반자'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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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명대·서울대 '인긴친화형 상호작용 기술' 개발
비접촉식 센서로 트라우마·치매 환자 치유 도와
엔젤로보틱스, 하반신 마비 환자 '워크온슈트'
기립보행 돕고 활동 범위 확대 '독립 생활' 지원

#'로봇'이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회를 연결하는 '따뜻한 동반자'로 다가왔다.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고 장애인 이용자 편의를 높이는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앞세워 우리 생활에 깊숙이 파고들었다.

로봇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대면 활동이 최소화된 상황에서 인간을 대신해 사회적 취약계층에 교육·돌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장애인에게는 운동 보조 기능으로 새로운 일상을 선사한다.

앞으로 고령사회 진입에 따른 돌봄·의료 수요 증가로 더 많은 로봇이 우리 옆자리를 지킬 것으로 전망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KEIT)은 산·학·연과 함께 이 같은 '따뜻한 로봇 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개발(R&D)에 한층 힘을 쏟는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로봇, 인간과 교감하다

상명대·서울대 산학협력단 컨소시엄은 인간친화형 인간-로봇 상호 작용 기술을 개발했다. 카메라, 키오스크 등 비접촉식 센서로 심박, 호흡, 피부온도뿐 아니라 음성, 표정, 행동까지 측정해 대상자 상태를 인식하고 그 결과를 로봇이 표현하는 형태다.

정신의학적 질환에 따른 경제적 직·간접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사회적 문제 해결도 가능하다. 트라우마, 치매 등을 겪는 환자 대상 원격진료는 물론 일상에서 자가 치유가 가능한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이 기술은 국가대표 양궁 선수단 훈련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도쿄올림픽 양궁 종목에서 비접촉으로 측정한 선수 심박수를 방송 화면에 노출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우리 선수단은 이를 대비해 상명대 컨소시엄이 개발한 기술로 마음 속 평정을 유지하는 훈련을 하고 있다.

이의철 상명대 휴먼지능정보공학과 교수는 “생리신호 로우 데이터를 비접촉으로 얻을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을 확보했다”면서 “여러 기업으로부터 사업화 문의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재활의료기기 전문업체 맨엔텔이 참여한 컨소시엄은 지난 2019년 4월 '사람중심 스마트 양팔 이승 보조로봇 개발' R&D에 착수했다. 로봇이 들것(슬링)을 환자의 등 아래로 넣어 양팔로 들어 올리는 방식이다. 환자를 편안하고 안전하게 옮길 수 있다. 세계 최초로 스마트슬링 기술과 정보기술(IT) 제어 기술을 융합한 이승보조로봇이다.

이번 과제가 사업화로 이어지면 돌봄 종사자의 신체적 부담이 20% 가량 줄어 근골격계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환자는 물론 간병인 삶의 질 향상도 기대된다. 세계 최초 기술인만큼 사업화에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광욱 맨엔텔 대표는 “환자와 간병인을 모두 돌볼 수 있는 로봇 기술”이라면서 “시장 상황에 따라 신속하게 실증과 사업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로봇, 일상을 선물하다

엔젤로보틱스가 참여한 컨소시엄은 지난 2019년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의 운동을 보조하기 위한 전동형 외골격로봇 R&D를 진행했다.

하반신 마비 장애인은 휠체어 중심으로 제한된 활동만 가능하기 때문에 비장애인과 같은 생활을 하기는 매우 어렵다. 특히 장기간 휠체어 이용으로 혈액순환기능과 골밀도, 소화기능, 신장기능 등이 저하되기 쉬워 기대 수명이 줄어들 우려도 높다.

엔젤로보틱스는 이번 R&D에서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인용 웨어러블로봇(워크온슈트) 기술을 개발하고, 하반신 불완전마비 웨어러블로봇(엔젤렉스) 상용화에 성공했다. 기립 보행을 가능케 하는 로봇으로 하반신 마비 장애인 생활 반경을 확대, 일상생활 범위를 넓혔다. 이에 따라 사용자는 향후 보조자 도움 없는 독립 생활을 꿈꿀 수 있게 됐다.

회사는 작년 1월 97억원 규모 시리즈 A라운드 투자를 유치한데 이어 약 200억원에 달하는 시리즈 B라운드 투자 유치도 진행 중이다.

공경철 엔젤로보틱스 대표는 “해외 인증 획득과 현지 지사 설립 등으로 글로벌 진출을 추진할 것”이라면서 “말레이시아를 시작으로 유럽, 미국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 '따뜻한 R&D' 이어가

산업부와 KEIT는 로봇의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취약계층 대상 서비스를 지원하기 위한 로봇 R&D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 2019년 발표된 제3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에 따라 시작된 돌봄로봇 개발은 현재 완료 단계에 접어들었다. 올해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늘고 있는 상지 운동장애 증상에 대한 검진·예방, 치료를 위한 상지 자가 재활 로봇시스템을 개발한다.

정부는 장애인·노약자를 위한 돌봄·재활에 대한 국가기본계획에 따라 '돌봄로봇' 개발을 뒷받침한다. 이미 지원이 이뤄진 돌봄 로봇 4종(욕창 예방용 자세 변화, 이승보조, 배설보조, 식사보조)에 더해 △비대면 상지재활 로봇시스템 △착용형 경량 상지재활 로봇 시스템 △환자중심 비대면 자가재활 플랫폼 개발 등을 지속 지원한다.

사회적 약자 이동을 보조하기 위한 로봇 기술, 가정·사회 생활을 돕는 기술 확보에도 시동을 건다. 노약자와 장애인의 광역 실내 공간 내 이동을 지원하는 '자율이동로봇'과 가정 내 사회적 약자를 위한 돌봄 및 가사지원 로봇 기술 개발도 검토한다.

황병소 산업부 기계로봇항공과장은 “로봇은 고령화로 인해 발생하는 사회적 문제에 대한 대안이 될 수 있다”면서 “로봇을 활용해 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따뜻한 R&D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석기자 pione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