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176>보이지 않는 업무는 성과로 평가될 수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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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176>보이지 않는 업무는 성과로 평가될 수 없을까

창업 후 회사 업무 분위기 내지 조직 문화를 어떻게 가져가느냐는 직접적으로 보이는 성과는 아니지만 창업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성공적 조직문화를 구축하는 대안으로 여전히 많은 스타트업들이 주관적 평가를 주목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기업들이 구성원들에게 가장 권장하는 행위 중 하나는 업무 수행에 필요한 정보를 원활히 교류하는 것이다. 업무에 필요한 가치 있는 정보들은 혼자 보유하기보다는 동료 및 직장 상사와 함께 공유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보를 공유하려는 사람이 해당 정보의 진위 여부를 확인하고 이를 다시 문서 등으로 체계화해 전달하는 과정을 수행해야 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적잖은 시간과 노력이 투여된다.

이러한 행위는 해당 근로자의 근무 평가 요소 중에서 그 어느 부분에도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직접적으로 자신의 성과 보상으로 이어지지 않을 정보 공유는 기업 입장에서 중요한 업무지만 개인 입장에서는 이를 적극적으로 추진할 노력을 기울일 이유가 적은 셈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중요한 업무지만 인센티브로 이어지지는 않는 것들은 이뿐이 아니다. 동료 간 화합을 도모하기 위한 행위는 직접적인 기여를 확인하기는 어렵지만 분명 해당 부서 내지 팀 성과 달성에 중요한 요인 중 하나이다. 원활한 회의 수행 능력으로 효율적 의사결정에 기여할 수 있는 역량 또한 직접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이를 구체화하는 역량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행위는 통상 인센티브 제도를 구축하는 과정에서 제외, 누락되는 경우가 많다. 많은 근로자는 점차 이러한 측면의 노력을 등한시하거나 심지어 관련 업무를 무가치한 것으로 평가 절하할 수도 있다.

여기서 우리는 인센티브 제도에 정성적 평가가 포함되는 이유를 알 수 있다. 현재 많은 기업들이 주관적 평가 방법을 성과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감독자 평가, 동료 평가(peer review), 부하직원 상향 평가 등이 전형적 주관적 평가 방식들이다. 이들 감독자, 동료, 부하직원들은 자신들이 과업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누가 양적으로 측정되기 어려운 측면에서 업무에 공헌했는지 잘 알고 있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과업 달성 여부를 떠나 달성 과정에서 업무를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준 사람이 누구인지, 반대로 업무 수행을 어렵게 만든 사람이 누구인지 이들은 알고 있다는 것이다. 또 이들의 주관적 평가 내지 감정은 특정한 요인에 의해서라기보다는 다양한 측면이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성된 것이다. 이들의 의견을 성과평가에 반영할 경우, 계량적이고 정량적인 인센티브 평가에서 놓친 많은 부분을 보완할 수 있게 된다.

주관적 평가는 근본적이고 치명적인 문제점을 내포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많은 기업은 주관적 평가를 포기하기보다는 단점을 보완하는 다각적 노력을 기울이는 방식으로 우회하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주관적 평가 방식들이 정량적 평가를 통해 놓치고 있는 수많은 요인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아직까지는 유일하며 유용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이 주관적 평가를 놓지 못하는 이유다.

정량적, 정성적 방법을 적절히 사용해서 유의미한 인센티브 제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다. 하지만 가장 구태의연한 성과평가 제도로 치부되는 주관적 평가를 왜 많은 기업들이 놓지 못하는지도 생각해 보기 바란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