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인수전에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사모펀드 KCGI가 뛰어들면서 자금력 면에서 약체로 평가받던 에디슨모터스가 유력 후보로 급부상했다. 인수 의향서 접수 마지막 날 깜짝 등판한 재계 38위 SM그룹, 기존 유력후보였던 미국 카디널 원 모터스와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에디슨모터스와 KCGI·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쎄미시스코·TG투자 컨소시엄은 9일 쌍용차 인수를 위한 컨소시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에디슨모터스 컨소시엄은 전기버스 전문업체 에디슨모터스 기술력에 KCGI, 키스톤PE 등의 자금력을 동원, 전기차 시장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다.
KCGI는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반도건설과 손잡고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사모펀드다. 에디슨모터스 제안으로 이번 인수전 참여가 성사됐다.
강성부 KCGI 대표는 “쌍용차는 최근까지도 3000억~4000억원씩 적자가 누적되는 회사”라면서 “과거 관행과 비즈니스 모델을 다 버리고 새로운 접근이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서 국내 전기버스 시장에서 최근 1위로 올라선 에디슨모터스가 적임자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전기차 만들 때 보틀넥(병목현상)이 배터리, 차량용 반도체, 영구자석 등인데 이런 부분에서 평택은 기술 인력과 공급망 등 인프라가 잘 돼 있다”고 강조했다.
인수 뒤 구조조정에 대해서는 “현재 직원뿐만 아니라 가족, 협력업체 직원 등까지 10만명의 생계가 걸린 문제이기에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면서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이 전기차로 전환하려면 엄청난 인력이 필요하고 사람 더 뽑아도 부족한 판에 뭔 구조조정이냐며 반문했던 게 기억난다”고 답했다.
강 대표는 노조 문제와 관련 “쌍용차가 12년 동안 무분규였다. 그런데도 회사의 경쟁력을 잃었다는 건 단순히 노조만의 문제는 아니다”면서 “비전을 제시하고 극복할 수 있는 기술과 자본이 결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번에 에디슨의 기술과 저희 재무적투자자(FI)의 자금이 얹어지게 되면 극복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영권 에디슨모터스 회장은 “임직원이 흑자경영 때까지 회사를 위해서 무분규를 하고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 생산 효율성을 높이는 일에 매진해 줄 것을 부탁하고 싶다”면서 “쌍용차 인수 시 본인 지분에 대한 배당금을 쌍용차를 위해 활용하고 임직원 복지 향상과 평택 공장 주변 소상공인 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앞서 9곳에 달하는 인수 후보들이 쌍용차 인수 의향을 밝혔으나 실제 1조원대에 달하는 인수 자금 동원 능력과 사업 의지에 대한 의문이 지속 제기돼왔다. 에디슨모터스는 개인 투자자 등으로부터 2700억원을 확보했고, 쎄미시스코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발행 등을 통해 추가로 약 2500억원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KCGI와 키스톤PE 등 FI에게 나머지 자금을 투자받아 인수 자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쌍용차와 매각 주간사는 이달 말까지 예비실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후 9월 중 인수제안서를 받아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 본 실사와 투자계약 등 수순을 밟게 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