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창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GSO 겸 타파스 대표 "글로벌 콘텐츠 리더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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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창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GSO 겸 타파스 대표 "글로벌 콘텐츠 리더 도약"

'K' 열풍이다. 음원에서 드라마, 만화에 이르는 다양한 한국 콘텐츠가 세계 곳곳에서 사랑받는다. 카카오는 이달 '카카오웹툰'을 출범하며 글로벌 콘텐츠 사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카카오웹툰을 운영하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를 중심으로 웹툰, 웹소설, 음원, 영상 등 모바일 콘텐츠 전반에서 세계 진출을 노린다. 특히 웹툰 분야에서는 이미 1등을 차지한 일본을 필두로 북미와 동남아 시장 진출을 꾀한다.

세계 최대 만화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은 카카오웹툰의 최우선 공격 목표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상반기 미국 웹툰 업체 타파스미디어를 인수하며 북미 시장 발판을 마련했다. 타파스는 김창원 대표가 2012년 설립한 북미 첫 웹툰 플랫폼이다. 사업협력 논의차 한국에 머물고 있는 김창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전략담당(GSO) 겸 타파스 대표를 만나 카카오가 꿈꾸는 콘텐츠 왕국에 대해 들어봤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창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GSO 겸 타파스 대표 "글로벌 콘텐츠 리더 도약"

대담=이호준 ICT융합부 부장

-10여년 전 '타파스' 설립 과정이 궁금하다. 해외에서 콘텐츠 사업으로 창업하는 게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삼성전자가 첫 직장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 근무했는데 그때도 모바일 콘텐츠 사업을 담당했다. 삼성 단말기를 구매한 고객에게 모바일 콘텐츠를 공급하다 첫 번째 창업을 했다. 블로그 툴을 만드는 회사(태터앤컴퍼니)였는데 운 좋게 구글에 매각했다. 이후 구글에 4년 정도 다니면서 블로그 쪽 프로덕트 매니저를 했다.

다시 창업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찾았던 게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플랫폼'이다. 당시 산업이 모바일로 넘어가고 있을 때다. 미국도 모든 콘텐츠를 모바일에서 소비하는,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그런 트렌드가 있어 모바일 콘텐츠 사업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두 번째는 한국에서 검증된 모델을 미국으로 가져가보자는 것이었다. 보통은 실리콘밸리 모델을 한국으로 들여오는데, 나는 반대로 하고 싶었다. 이 두 가지를 놓고 봤더니 '웹툰'이 보였다.

-한국에서는 웹툰이 모바일 플랫폼으로 검증됐지만 미국에서는 생소한 콘텐츠였을텐데.

▲미국 사람들이 그때만 해도 웹툰을 몰랐다. 사실상 없는 시장이었다. '사람들이 휴대폰으로 스토리를 볼 것이다' 이런 생각은 있었는데 비디오 쪽은 유튜브, 넷플릭스가 이미 있었다.

나는 웹툰을 그냥 만화라고 보지는 않고 비주얼 스토리로 생각했다. 인스타그램도 결국 비주얼 아닌가. 그래서 비주얼 스토리라면 가능성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그 시기에 한국에서는 웹툰 인기가 굉장히 높았다. 그냥 보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영화로 제작되는 등 확장성이 무궁무진했다. 그래서 이런 것이 미국에 있나 봤더니 없더라. 재미있는 서비스가 되겠다고 판단했다.

-지금은 성공했지만 타파스 플랫폼을 만들고 나서 초기에는 어렵지 않았나.

▲9년 정도 타파스를 운영하고 있는데 법인 설립은 2012년, 서비스 시작은 2013년이었다. 돌이켜보면 세 단계에 걸쳐 주요 국면이 있었다.

첫 번째 구간은 창업하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았을 때다. 이때는 순조로웠다. 투자도 쉽게 들어왔다. 처음부터 '무조건 작가를 모아야 한다'고 판단해 플랫폼을 만들었는데 작가들이 계속 가입 하더라.

2015~2017년은 상당히 힘든 시기였다. 수익 모델이 마땅치 않아 매출을 올리지 못했다. 아마추어 작가만 모아놨으니 그럴만 했다. 작가들이 자기 작품을 플랫폼에 많이 올렸지만 막상 돈이 될 만한 작품은 없었다. 자본금이 떨어져 가는데 실적은 나오지 않으니 추가 투자 유치도 힘들었다.

어렵게 그 구간을 버티고 일부 추가 투자를 받으면서 좀 나아졌다. 그때 '카카오페이지'를 만났다. 이진수 대표(현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에게 많이 배웠고 '기다리면 무료' 같은 과금 형태도 도입을 하면서 사정이 나아졌다. 이후 좋은 콘텐츠를 더했더니 2018~2020년은 실적이 개선됐다. 작년 같은 경우는 5배 이상 매출이 뛰었고 올해도 비슷한 성장세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2016년쯤 타파스에 투자했고, 타파스도 본격적으로 성장했다. 지난해에는 매니지먼트 워크숍 등을 같이 하면서 서로를 더 잘 알게 됐다. 그래서 올해 인수까지 오게 됐다.(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난 5월 이사회를 열어 타파스 지분 100%를 인수하기로 했다. 타파스는 5억1000만달러, 약 6000억원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얘기를 잠깐 했는데 양사 협력이 처음부터 크게 뭘 터뜨리는 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카카오페이지와 처음에 연락했던 때가 2016년 정도였는데 그 시기에 카카오 페이지도 어떻게 보면 본격 성장 초입에 있었다. 카카오페이지가 성장 초입에서 턴어라운드 하는 과정을 지켜보면서 저희가 좀 배웠다.

(카카오페이지는 투자 이후에) 아마 해외를 신경 쓸 겨를이 없었던 것 같다. 글로벌을 생각하게 된 것은 불과 최근인 것 같은데 제가 봤을 때 게 일본 시장 성공이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었나 그런 생각을 한다.

일본에서 픽코마 성공 말이다. 그래서 해외 비즈니스에 대한 자신감을 거기서 받은 것 같다. 일본 다음은 중국 아니면 미국이지 않나. 동남아는 카카오웹툰이 직접 진출을 하고 미국 같은 경우는 저희(타파스)를 인수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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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트너 관계에서 인수 제의까지 받았을 때는 고민되지 않았나.

▲맞다. 처음에는 그냥 투자 유치 차원이었는데 투자만 받으면 한 회사라는 느낌은 아니지 않나. 그런데 협력 사업을 해보니 하나의 회사처럼 움직여야 되겠더라. 그렇게 했을 때 얻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봤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지식재산권(IP)에 대규모로 투자한 회사다. 출판사, 기획사, 제작사 등 다양한 콘텐츠공급자(CP)에게 투자했다. 타파스 입장에서는 똑같은 투자를 또 하는 것보다는 카카오가 투자한 콘텐츠를 수급하며 파이프라인을 형성하면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콘텐츠 산업 속성이 그렇다. 넷플릭스도 처음에는 외부 콘텐츠를 가져와 공급하는 모델이었는데 지금은 콘텐츠 제작사에 가깝다. 모든 콘텐츠 사업이 궁극적으로 IP사업으로 가는 모델인데 카카오는 이미 준비가 된 기업이다. 그래서 함께 하면 미국으로 좋은 IP를 진출시킬 수 있다는 확신이 들었다.

-마침 카카오 측면에서도 미국 진출이 굉장히 중요한 과제였다.

▲그렇다. 지금 세계 웹툰 시장은 한국 플레이어끼리 경쟁이다. 웹툰이라는 게 한국에서 발생했기 때문에 마치 양궁에서 한국 선수끼리 경쟁하면서 금메달을 따는 형국이다. 좀 더 좁혀보면 네이버와 카카오 경쟁이다. 그런 상황에서 타파스는 IP가 필요했고, 카카오는 미국 시장 기반을 확보해야 했다. 상호 간 요구가 맞았다.

-북미 웹툰 시장에서 네이버와 카카오 경쟁상황은 어떠한가.

▲네이버와의 경쟁은 당연히 있다. 하지만 웹툰 시장 전체로 보면은 네이버나 카카오나 이제 시장 초입에 들어섰다. 아직까지 아마존이나 전통적인 출판시장에 비하면 매우 작다.

두 회사가 경쟁하지만 시장을 같이 키운다고 보는 게 맞다. 네이버 웹툰이 잘 되면 카카오도 힘을 받고, 카카오가 잘 되면 네이버도 이익을 얻는다. 경쟁자면서 파트너 관계도 있다고 본다.

그래도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요소가 필요한데 이는 명확하다. 넷플릭스와 디즈니플러스가 1차적으로 경쟁하는 것은 IP다. 웹툰도 마찬가지다. 무엇보다 카카오웹툰에서만 볼 수 있는 콘텐츠가 많아야 한다.

일단 기본적으로 카카오의 우수한 자원과 IP를 타파스로 가져온다는 전략이다. 동시에 현지 작가를 활용해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고 있다. 카카오 IP에 현지의 우수한 IP를 더한다면 이것이 첫 번째 경쟁력이 될 것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자회사로 합류한 이후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

▲독립 회사로 있을 때보다는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전체 그림을 본다는 것이 달라진 점이다. 이를테면 중장기적으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타파스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등을 고민한다.

인수되면서 카카오 내부 자원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는데 대단하다. 기획사도 있고 영화사도 있고 영상, 음원, 웹툰, 소설, 매니지먼트 사업 전반에 다 걸쳐 있더라. 이 회사는 잠재력이 굉장히 크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의 글로벌전략담당(GSO)도 맡고 있다. 카카오웹툰의 글로벌 전략을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

▲우리 같은 회사의 비전은 비슷하다. 한편에서는 IP를 생산하고 다른 한편에서는 이를 영상, 게임 등으로 변주한다. 좋은 IP가 모두 글로벌화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특정 지역색이 없는 판타지 세계관을 가진 작품은 해외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 이들 IP로 프리미엄 콘텐츠 사업을 하고, 동시에 현지에서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들 계획이다.

지난해 타파스 본사를 실리콘밸리에서 로스앤젤레스(LA)로 이전했다. 회사가 점점 콘텐츠 회사 모양으로 바뀌어서 콘텐츠 산업의 중심인 LA로 근거지를 옮겼다. 할리우드를 중심으로 현지 작가들과 함께 오리지널 IP를 꾸준히 만들고 있다.

-영상의 경우 지금 시장에서 굉장히 수요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맞다. 글로벌로 보면 영상 콘텐츠 수요가 엄청나게 늘어났다. 개인화 때문이다. 예전 방식은 똑같은 콘텐츠를 다 봐야 했다면 이제 개인별로 맞춤 콘텐츠를 추천해야 하는 것이 보편화 됐다. 개인화를 제대로 하려면 콘텐츠가 많아야 한다. 예를 들어 스페인어로 된 공포 영화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스페니시 공포 영화만 한 10개, 20개 갖추고 있어야 한다. 넷플릭스를 필두로 OTT들이 폭발하다보니까 필요로 하는 콘텐츠 양도 같이 대폭발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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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글로벌 기업에서 두루 경험했는데 경영에 도움받는 것이 있나.

▲구글에서 많이 배웠다. 구글은 엔지니어 중심 문화다. 단순히 말이 아니라 만들어 보여주는 것, 이것이 구글 기업 문화 핵심이다. '실제 이뤄내는 것이 가치있는 것'이라는 분위기가 있다. 목표지향적이라는 것도 중요하다. 직원들이 어디서 뭘 하든, 사무실에 몇시간 있든 중요하지 않다. 목표만 달성하면 된다. 물론 그 목표를 달성하는 게 어렵다. 힘든 목표를 세워 추구하는 문화가 형성됐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비슷한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마치 20조원짜리 벤처같다. 기업 규모에 비해 빠르게 움직인다. 성장 목표를 공격적으로 수립하고, 의사결정도 신속하다.

-두 차례 창업에서 모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실리콘밸리에 있다보니 주변에 창업하고 싶어하는 사람이 넘쳐난다. 항상 그렇지는 않지만 결과적으로 '우직한 사람'이 더 오래 버티는 경우가 많더라.

스타트업은 버티는게 중요한데, 버티려면 자기확신이 중요하다. 그저 창업을 위해 창업한 사람은 이것이 부족하다. 반면 문제해결을 위해 창업했거나 '집착'하는 대상이 있어 창업한 사람들은 오래간다. 이들에게 창업은 부수적이다. 자신이 이루고자 하는 것을 이루기 위한 도구인 것이다.

나는 '모바일 기기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대가 미국에서도 곧 온다' '스토리 작가들의 수요가 늘어난다' '누구나 작가가 되고 싶어 하는 시대가 오면서 이들이 플랫폼을 찾을 것이다' 등에 집착했다. 이런 확신이 없었다면 중간에 포기했을지도 모른다.

-앞으로 사업과 개인 차원의 목표는 무엇인가.

▲스타트업 분야에서 투자자보다는 뭔가 만드는 일을 계속 하고 싶다. 우선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할 것이 많다. 이 회사가 가진 자원을 글로벌에서 잘 활용해봐야겠다. '글로벌'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중요한 테마다. “내가 여기서 중심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겠구나”라고 생각하니 재미있고 즐겁다.

요새 'K-콘텐츠' 관심이 높은데 실제로도 미국 현지에서 우리 드라마, 웹툰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전에는 좋은 콘텐츠가 있어도 해외에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금은 넷플릭스 등에 올라가지 않나. 콘텐츠가 유망한 사업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가끔 한국에 들어오면 모든 게 세련되고 예쁘지만 사람들 행복도는 그리 높지 않아 보인다. 경쟁은 치열한데 사회가 저성장하고 자산 가치에 버블이 낀 탓 아닐까.

젊은 세대는 자기계발과 발전 욕구를 채워야 하는데 이는 성장만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그 중 하나가 글로벌 콘텐츠 스타트업이 될 수 있다. 지금보다 더 많은 스타트업이 나와야 한다. 욕구와 재능을 지닌 사람들이 글로벌로 나갈 수 있도록 돕는 역할도 하고 싶다.

[데스크가 만났습니다]김창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GSO 겸 타파스 대표 "글로벌 콘텐츠 리더 도약"

◇김창원 카카오엔터테인먼트 GSO 겸 타파스미디어 대표는…

'북미 K-웹툰의 개척자'로 불린다. 1993년 서울대 입학 후 미국으로 건너가 미시간대를 졸업했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근무하던 중 2006년 퇴사해 개방형 블로그 태터툴즈 운영사 태터앤컴퍼니(TNC) 공동대표로 회사를 이끌었다.

2008년 TNC를 구글코리아에 매각하고 구글에 합류해 4년간 구글 블로그 서비스를 운영했다. 구글에 재직하다 K-웹툰 가능성을 확인하고 2012년 3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북미 최초 웹툰 플랫폼인 타파스미디어를 세웠다. 2021년 타파스를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 매각하며 카카오그룹에 합류했다.

정리=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

, 사진=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