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자체, 벤처투자 '큰 손' 부상…'지역특화펀드'로 기업 키운다

부산 300억·충청 300억 출자 등
지역특성 반영 전략산업에 집중
단순 지원보다 목적 달성 효과적
최소 재정 투자로 민간자금 유입

지방자치단체가 벤처펀드의 주요 출자자로 떠올랐다. 과거 단순 기부금·보조금 방식의 중소기업 지원을 넘어 지역 특성을 살린 스타트업을 발굴하기 위한 지자체의 벤처펀드 출자가 증가하고 있다.

부산시는 오는 27일까지 부산 지역뉴딜벤처펀드 출자 사업에 참여할 위탁운용사를 모집한다. 총 300억원 규모로 150억원씩 2개 펀드를 출자, 430억원 규모의 펀드 결성이 목표다. 결성된 펀드는 부산지역 7대 전략산업 분야인 △스마트해양 △지능형기계 △미래수송기기 또는 부산지역 중소·벤처기업에 60% 이상을 집중 투자한다. 부산 지역뉴딜벤처펀드는 부산시와 부산 소재 공공기관인 기술보증기금이 모태펀드 출자금을 보태 조성된다.

부산시는 올해 43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을 시작으로 오는 2023년까지 총 1300억원 규모 펀드 조성이 목표다. 부산 소재 벤처캐피털(VC)에 위탁운용사 선정 가점을 부여하고, 의무투자액을 정해 부산지역에 투자할 경우 초과 수익 배분액의 10% 이내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지역 내 투자기업과 VC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충청 지역뉴딜펀드도 19일까지 자펀드 운용사를 모집하고 있다. 대전·충남, 세종·충북 지역에 각각 160억원 및 140억원을 출자해서 230억원과 200억원 규모의 펀드 조성이 목표다. 중점 투자 대상인 물 산업 기업 또는 지역 소재 기업에 투자하면 가점을 부여한다. 중소벤처기업부도 올 하반기에 추가로 지역뉴딜펀드를 운용할 지자체 세 곳을 선정할 계획이다.

전북도는 익산시와 함께 농업정책보험금융원 모태펀드 가운데 지역특성화펀드를 조성할 계획이다. 내년에 총 100억원 규모로 그린바이오산업 육성을 위한 전용펀드를 만들어 투자한다. 펀드 결성액의 60%를 지역 농식품 경영체에 투자하는 것이 목표다. 국토교통부 산하기관인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는 모태펀드 국토교통계정 출자 사업에 선정된 VC를 대상으로 20일까지 운용사를 모집한다. 출자금은 10억원 규모, 펀드 규모는 30억원 이상이 될 예정이다. JDC가 출자한 규모의 2배 이상을 제주지역 스마트디지털 융합 분야 등 특화 중소기업에 투자하도록 했다. 경남도는 동남권 뉴딜 혁신창업펀드, 광주시는 아시아문화중심도시 육성펀드에 각각 출자자로 참여한다. 울산시는 조선업구조개선펀드에 출자자로 참여, 지역기업 지원에 한창이다.

지자체 출자가 증가하는 것은 벤처펀드를 활용한 지역기업 육성과 정책 목적 달성이 여타 지원보다 효과적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자체 입장에서는 최소한의 재정 투자로 민간 자금을 유입할 수 있고, 투자 기업 입장에서는 자본금 확충과 함께 주요 정책 사업 참여 기회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시의 경우 지자체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벤처펀드 출자에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이미 올해만도 스마트스터디벤처스, 라구나인베스트먼트, 위벤처스, 디쓰리쥬빌리파트너스 등 VC가 운용하고 있는 벤처펀드 출자자에 이름을 올렸다. VC업계는 “지자체가 선정하는 중점 육성 분야 중심으로 투자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분위기”라면서 “펀드 운용 기간에 애초 약정한 출자가 안정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지자체 차원에서 내부 관리 체제를 확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자체, 벤처투자 '큰 손' 부상…'지역특화펀드'로 기업 키운다

◇주요 지방자치단체 벤처투자 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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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일기자 ryu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