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산병원, 직군별 VR 교육 프로그램 만든다…환자 대상 훈련도 개발

서울아산병원 시뮬레이션센터에서 한 직원이 가상현실 속 인공지능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심폐소생술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 시뮬레이션센터에서 한 직원이 가상현실 속 인공지능 강사의 설명을 들으며 심폐소생술 훈련을 시행하고 있다. (사진=서울아산병원)

서울아산병원이 가상현실(VR) 활용 교육을 병동, 중환자실, 수술실, 외래 등 모든 의료 직군으로 확대한다.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시뮬레이션센터 XR 담당교수)는 “VR를 이용한 교육 효과가 분명한 만큼 다양한 시나리오에 VR, 증강현실(AR), 확장현실(XR) 기술을 접목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최 교수는 “관련 기업과 협업해 다양한 교육 대상과 내용·목표를 구현할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의료진 교육에 특화된 독립 부서인 아카데미를 20여년 간 운영해왔다. 특히 현업에서 환자를 직접 만나는 간호사와 의사 직군 대상 교육의 중요성에 주목해 지난 2012년 시뮬레이션센터를 기존 아카데미에서 독립시켜 시뮬레이션 교육을 제공하고 있다. 교육부 산하로 간호사와 의사 시뮬레이션 교육만을 전담하는 간호·응급구조사 인력 12명을 보유하고 있으며 의사 교육을 자문하는 교수도 8명이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5월 중순 국내 병원 최초로 VR를 활용해 실제와 유사한 가상 응급상황에서 심폐소생술을 반복 훈련할 수 있는 심폐소생술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간호사가 응급환자 조기 대응, 인공호흡기 대처, 기관 절개관 관리 등 주요 간호술기를 실제와 유사한 환경에서 반복 체험할 수 있는 VR 전용 교육장도 처음 구축했다.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최세훈 서울아산병원 흉부외과 교수 (사진=서울아산병원)

병원은 향후 VR 교육을 모든 의료 분야에 도입할 계획이다. 중환자실 환자 대상 신경기능평가, 인공호흡기 관련 문제 해결, 인공기도 확보 및 석션 훈련, 병동 내 간단한 바이탈사인 체크부터 삽관, 수액 연결 및 제거, 심폐소생술 훈련, 전공의 대상 술기 교육 등이다. 교육을 받은 수강생이 각자의 병동·중환자실·수술실·외래 등에 투입됐을 때 바로 현업을 시작할 수 있는 정도의 완성도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시뮬레이션센터 교육 범위도 넓혀 나간다. 이미 교수진과 간호병동 등 현업 부서에서 다양한 임상 환경에 맞춘 시나리오 개발과 교육을 센터에 요청하고 있다.

병원은 각각의 시나리오를 개발하고 프로그램 완성도를 높이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다양한 기업과 협업할 계획이다. VR 기반 심폐소생술 교육에 테트라시그넘이 개발한 'CBS 2.0' 모델을 활용하고 VR를 이용한 호흡기계 중환자실 시나리오, 기관절개술 관리 시나리오 등을 퍼펙트스톰과 개발하는 등 협력하고 있다.

VR는 진료와 환자 대상 훈련에도 적용된다. 항암 치료 환자에게 VR를 이용해 심리적 안정을 제공한다. 소아 환자 스스로 치료의 필요성과 치료과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소아 완화의료 관련 연구도 구상하고 있다. 해외에 있는 환자와 XR 기반 가상 진료실에서 만나면 전달되는 정보의 양이 상호작용 측면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를 위해 메타버스를 활용한 수술장, 강의실, 외래 진료실 등 플랫폼을 구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최 교수는 “VR 교육 효과가 단순 강의 위주 교육 대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음을 확인했다”면서 “기존 도제식 교육의 한계가 명확하고, 충분한 사전 교육을 받고 현장에 투입되는 '부트캠프' 방식으로 의사·간호진 교육이 전환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앞으로 VR 교육이 많은 부분을 대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