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D 드론 4개 중 1개만 납품 중…갈길 먼 국산 드론 개발

R&D 드론 4개 중 1개만 납품 중…갈길 먼 국산 드론 개발

정부가 드론 연구개발(R&D)을 지원하고 공공 조달시장에 양질의 국산 드론을 구매하는 등 국산 드론 기술개발을 적극 육성하고 있지만, 수요조사 부족으로 공공 분야에서도 외면 당하고 있다. 조달청이 우수조달물품으로 지정한 업체가 규격을 맞추지 못해 개발을 포기하는 상황도 나왔다.

28일 장경태 더불어민주당 의원(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이 조달청에서 받은 '우수조달물품 지정 현황'에 따르면 최근 3년간(2018~2020년) R&D 연구개발 사업 기술개발성공제품 중 우수조달물품으로 '드론' 4개가 지정됐다. 하지만 납품실적은 1개 업체만 있고, 개발업체 1곳은 폐업했으며 2곳은 실적이 전무했다.

조달청 우수제품제도는 중소기업 및 초기 중견기업이 생산한 제품 중 기술 및 품질이 우수한 제품을 대상으로 엄정한 평가를 통해 지정하는 제도다. 우수제품 지정 제품에 대해서는 수의계약이 가능하며 조달청 홈페이지, 우수제품 소개 모바일 앱 제작, 배포 등의 홍보를 지원한다. 조달청은 규정에 따라 각 분야 심사위원들이 우수 제품인지 심의해 결정한다.

R&D 사업 기술개발에 성공한 제품은 공공조달과 연계해 우수조달 물품으로 지정되고 있다. 최근 3년간 R&D 개발제품 중 우수조달 물품을 신청해 지정된 제품은 모두 '드론'이었다.

성과가 있는 곳은 국방부와 함께 R&D 과제에 참여한 네스앤택이었다. 이들은 국방부가 주문한 드론 개발에 성공했고, 2019년부터 올해까지 공공기관, 지자체, 국방부 등에 납품실적을 올리렸다. 2019년 48대, 2020년 210대, 2021년 53대의 드론을 납품했다.

그러나 나머지 기업은 공공기관과 함께 R&D를 진행하고 우수조달물품에 지정됐지만, 해당 기관이 구입하지 않으면서 실적이 없게 됐다. 성우엔지니어링과 샘코는 납품하지 못했다. 조달청 관계자는 “우수제품이 된다고 해서 꼭 쓰이는 것은 아니다. 기관별 수요가 없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또 다른 한 곳은 기상청과 R&D를 진행했지만 기상청이 요청한 규격을 계약기간 만료시까지 맞추지 못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계약기간 만료시까지 개발을 잘 해달라고 문서도 오가고 요청했지만 잘 되지 못했다”며 “지난해 10월 29일 계약 만료가 됐고, 1년여를 더 기다린 올해 9월 3일에 계약해제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장경태 의원은 “범부처 차원에서 드론 개발 육성과 지원 방안을 재검토해야 한다”며 “R&D 과제 기획과 업체선정 단계부터 조달청의 우수물품 지정까지 세밀한 관리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R&D 드론 4개 중 1개만 납품 중…갈길 먼 국산 드론 개발


송혜영기자 hybrid@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