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한국투자신탁운용, 대체투자 부문 분사 추진…내년 3월 출범 목표

[단독]한국투자신탁운용, 대체투자 부문 분사 추진…내년 3월 출범 목표

한국투자금융지주의 계열사 한국투자신탁운용(대표 조홍래)이 자회사 설립을 통해 대체투자 부문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조직 내 실물자산운용본부를 별도 법인으로 떼어내는 스핀오프를 추진 중이다. 내년 3월 신설 법인 출범을 목표로 회사 내 테스크포스팀(TFT)이 조직돼 운영 중이며, 양해만 전 한국투자신탁운용 부사장이 신설 법인 대표로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실물자산운용본부는 인프라, 자원, 부동산 등 실물 시장 투자를 중심으로 수익을 내는 조직이다. 대체투자 1, 2팀, 해외투자 1, 2팀, 국내투자 1, 2팀, 자산운용팀으로 구성돼 있다.

대체투자 부문 분사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사태 등 대내외 투자환경 변화가 커짐에 따라 거시적 전략에 수정을 가하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한투운용은 해외투자 특화로 사업 방향을 잡고 있다. 지난 2018년 단일 국가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를 처음으로 수출했고, 업계 최초로 일본 부동산 공모펀드를 선보였다. 해외주식형 펀드 부문이나 베트남 투자에 대한 경쟁력도 강화해 왔다.

그러나 실물자산운용본부에서 운용하는 간판 펀드 실적은 신통치 않았다.

패러럴(Parallel) 유전 펀드(한국투자 패러럴유전해외자원특별자산투자회사1호)의 최근 12개월 수익률(올해 9월 기준)은 0.53%, 최근 3년 수익률은 -36.01%를 기록하고 있다.

앵커 유전 펀드(ANKOR유전해외자원개발특별자산투자회사1호)는 최근 12개월 3.81% 수익률을 내고 있긴 하지만 최근 2년과 3년 수익률은 각각 2.59%, -6.24% 수준에 머물렀다.

자산운용 업계에서 한투운용 명성이 예전에 비해 크게 하락했다는 것도 조직 개편 요인 중 하나로 해석된다. 1974년 설립된 한투운용은 국내 자산운용사 1호라는 간판을 기반으로 한때 자산운용사 '3강'이자 '펀드명가'라고 불리기도 했다. 현재는 한화자산운용, 신한자산운용 등이 치고 나오면서 5~6위권으로 밀려난 상태다. 2013년부터 올해 4월까지 유지해왔던 연기금투자풀 주간운용사 자리 역시 미래에셋자산운용에 내주면서 이미지 타격을 입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펀드순자산과 일임평가액을 합한 한투운용의 이달 15일 기준 전체 운용규모(AUM)는 63조5730억원으로 업계 6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295조8000억원대 AUM의 삼성자산운용이나 160조8000억원대 AUM의 미래에셋자산운용에 크게 밀리고 110조2000억원대 AUM의 한화자산운용에 비해서도 절반 수준이다. 이와 같은 실적과 평가를 만회하기 위해 거시적 차원에서 조직 혁신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 관계자는 “실물자산운용본부 분사를 위한 TFT를 운영 중인 것은 맞지만 아직 초기 수준이라 현재 단계에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