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콘텐츠 무한경쟁 시대가 열린다(4)-어떤 콘텐츠가 통하는가

과거 인기 지표였던 시청률 조사가 거의 무의미해졌다. 틈새시장으로 여겼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인기가 급상승하며 전통 TV 시장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광고 매출이 주요 수익원인 방송채널 사용사업자(PP)들은 성과가 줄어들자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 무리한 PPL(제품 배치)광고를 배치했다가 콘텐츠의 질을 떨어뜨려 시청률까지 떨어뜨리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는 다양화된 채널에서 다채로워진 콘텐츠까지, 콘텐츠 업계는 말 그대로 ‘총성 없는 전쟁’에 돌입했다. 플랫폼들은 시청자 또는 구독자들에게 통하는 콘텐츠를 생산할 창작자들을 찾기에 사활을 걸고, 창작자들은 적합한 플랫폼을 찾기에 고심이다.
 
거대한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OTT들도 어떤 제작사, 감독, 작가에게 투자할 지 고심에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그야말로 콘텐츠를 쥐고 있는 자가 ‘갑’이 된 시점이다.
 
◇어떤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인가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이고 이용자로 하여금 플랫폼을 선택하게 만들까. 먼저 정보가 담겨 있어야 한다. 콘텐츠를 이용하는 것은 이용자의 ‘시간’을 소비하게 된다. 여기서 정보란 단순하게 사전적인 내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용자로 하여금 무언가를 얻어가게 하는 ‘가치’를 의미하는 것이다.
 
내용이 없는 말초적인 콘텐츠는 잠깐 웃고 즐길 수 있을지라도 얻는 ‘감동’이 없어 그 여운이 길게 가지 못한다. 여운이 남아 있을 때 또 다른 콘텐츠를 접해야 충성도가 발생한다. 그렇지 못한 콘텐츠는 뜨내기들만 들러 실속이 없게 되는 것이다.
 
특별함과 공감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 엄청나게 많은 채널에서 셀 수 없이 많은 콘텐츠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내 콘텐츠를 각인시키기 위해서는 ‘특별함’이 있어야 하는데, 공감을 얻지 못하면 아웃사이더(아싸)가 될 수밖에 없다. 인간 관계에서는 아싸와 인싸(인사이더)를 구분하는것이 비도덕적일지는 몰라도 콘텐츠는 반드시 인싸여야 한다. 외면 받는 콘텐츠는 죽은 콘텐츠이기 때문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면서도 남들과는 다른, 그런 특별함을 갖춘 콘텐츠만이 콘텐츠 홍수에서 빛을 볼 수 있다.

'내일은 미스트롯'은 포화된 시장에서 어떻게 타깃팅을 하면 성공하는지를 보여준 좋은 예다. 사진 = 내일은 미스트롯
'내일은 미스트롯'은 포화된 시장에서 어떻게 타깃팅을 하면 성공하는지를 보여준 좋은 예다. 사진 = 내일은 미스트롯

마지막으로 타깃을 잘 파악해야 한다. 최근 트로트 붐이 일었다. MZ세대가 모바일과 인터넷, OTT로 빠져나가자 TV에는 성인층만이 남았고 이들을 타깃으로 기획된 트로트 프로그램들이 대박을 낸 것이다. 이용자들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에 맞는 플랫폼으로 이동을 하는 것이지 사라지는 것이 아니다. 타깃을 잘 파악하고 선택해 콘텐츠를 제작하면 열악한 상황에서도 얼마든지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다.

◇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는 창작의 길
이처럼 넘쳐나는 콘텐츠들 사이에서 빛을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 됐다. 누구나 콘텐츠를 제작하는 것이 손쉬워지면서 성공의 벽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이 벽을 뚫기 위해서는 좀 더 전문적인 지식과 기술이라는 기본기가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콘텐츠는 접하기는 쉬우나 배우기는 매우 어려운 분야다. 각자의 개성과 능력이 천차만별이기 때문이다.

경기도는 이런 콘텐츠 제작 지망생들을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을 통해 지원한다.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은 막막함을 느끼는 예비 창작자들과 문화콘텐츠 분야의 예비 창업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창작 공간이다.

대부분의 창작자들은 혼자서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성장하지만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에서는 이런 어려움을 겪는 창작자/창업자들에게 교육을 포함한 많은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 아이디어회의공간인 '샛 별'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 아이디어회의공간인 '샛 별'

창작자들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원하는 창작물로 만들 수 있게 교육하고 부족한 부분은 멘토링을 통해 보완한다. 또 실제 촬영, 편집, 사무 공간도 지원해 좋은 창작물을 만들어 낼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지원한다.

아이디어와 의지는 있지만 현실화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는 사람들은 경기 콘텐츠코리아 랩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