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의 디자인 싱킹Ⅱ]<19>비즈니스 관점 기술전략과 디자인싱킹(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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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으로 새로운 기술이 나타나면 흔히들 곧 다가올 미래에 대한 수많은 견해와 전망을 통해 산업과 정책, 사회, 경제적 이슈를 뒤엎기 마련이다. 이에 미국 컨설팅 업체인 가트너는 지난 1995년부터 1900개 이상 기술에서 얻은 통찰력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알아야 할' 새로운 기술 및 트렌드에 대한 혁신 로드 '하이프 사이클(Hype Cycle)'을 매년 발표하고 있다.

여기서 하이프사이클은 하이프(Hype)가 가진 사전적 의미처럼 단순히 '대대적이고 과장된 광고'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매년 메가트렌드를 한 눈에 파악해 다양한 산업과 기업에 영향을 미칠 광범위한 변화를 이해하고, 비즈니스 관점에서 '지속가능성을 위한 수단으로써 기술을 잘 사용하기 위해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은가. 이러한 관점에서 지난번에 이어 2022 가트너의 하이프 사이클 속 키워드를 기반으로 디자인 싱킹의 역할은 무엇인지 살펴보자.

가트너는 지난 기고에서 논한 세 가지 테마(△엔지니어링을 통한 신뢰 △가속화되는 성장 △결과를 만드는 도구, 즉 디지털을 전제로 한 도구의 변화)를 기반으로 2022년 핵심 기술을 분류한다. 이들 테마는 연계된 하위 기술과 더불어 다음과 같은 키워드를 우리에 던져준다. 바로 '신뢰' '성장' '변화'다.

첫째, 신뢰가 없는 기술은 무엇을 의미할까. 디지털을 전제로 하는, 최근 대부분 비즈니스 핵심은 탄력적이고 유연하며 효율적인 IT 엔지니어링을 기반으로 한다. 단, 이를 제대로 실현하려면 기초가 되는 엔지니어링 기반의 기술적 '신뢰' 없이는 비용, 효율 등을 위한 구축, 확장 등 그 어떤 것도 이뤄질 수 없다.

따라서 모든 기술의 초기 성숙단계를 가정하고 기술 및 트렌드를 다루는 하이퍼 사이클 특성상, '신뢰'란 IT가 위험을 최소화하고 비즈니스 관점에서 차별적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기초로써 기업 혁신을 위한 회복탄력성과 확장성을 포함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엔지니어링 기반 기술에 대한 신뢰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탄력적으로 비즈니스를 수행하기 위해 수정, 반복 가능한 엔지니어링을 통해 신뢰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이를 입증함으로써 확장 가능한 업무 활동과 혁신의 선순환으로 연결하는 총체적 인공 체계'를 의미한다. 다만 비즈니스 관점에서 제시하는 신뢰 구축에서 "어떻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특정한 입력을 엔지니어링 분야로 특정한 것에는 아쉬움이 남는다.

디자인 싱킹에 대한 논리의 본질로써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이자 1950년대 최초 인공지능 개발에 영향을 끼친 허버트 사이먼 교수의 '디자인'에 대한 개념을 다시금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는 저서 '인공물의 과학'을 통해 '인공'이라는 단어는 '해당 체계가 환경 속에서 활동하기 위한 목적과 의도에서 만들어지는 것'이며, '디자인은 현재 상태를 더 나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자연 과학은 사물이 어떻게 존재하는지에 관심을 갖는 반면에 디자인은 사물이 어떻게 되려는 지에 관심을 둔다'고 했다. 즉 직관적 관점에서 "어떻게 될 수 있는지"에 대한 엔지니어링 분야에서도, 우리가 창의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향에서 사용자 중심의 통합적으로 사고방식으로써 어떤 식으로 문제에 접근하고 디자인 싱킹을 활용해야 하는지를 잘 알려준다.

우주의 먼지부터 인공지능까지, 우리는 우리가 만들어낸 다양한 인공 체계 외에도 수십억년에 걸친 자연적 체계 속에서 함께 진화하며 살아가고 있다. 오늘은 총체적 관점에서 신뢰를 한번 생각해보면 어떨까. 각자가 고민하는 비즈니스 관점에서 목적과 의도를 기반으로 본질적으로 더 나은 상태로 나아가기 위해, 결과적으로 신뢰를 쌓기 위해 우리에 더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다시 한번 디자인 싱킹 해보자.

김태형 단국대 교수(SW디자인융합센터장) kimtoja@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