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휴대폰을 들고 다니듯 사람들이 '스팟'(4족 보행로봇)을 데리고 다닐 것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CES 2022에서 '로보틱스'를 미래 모빌리티 시대를 주도할 핵심 요소로 꼽았다. 모빌리티에만 집중하고 있는 글로벌 완성차 경쟁사와는 다른 그림이다.
정 회장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센터에서 국내외 기자들과 만나 “커넥티비티, 즉 사람과 로봇에 메타버스를 연결하는 것이 관심사”라며 “인류의 삶에 기여하고 싶어 이 분야에 투자하게 됐다”고 밝혔다.
미래 성장동력으로 로보틱스를 강조하는 이유에 대해 “로봇이 점점 인간과 가까워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매일 휴대폰을 들고 다니듯, 언젠가는 사람들이 '스팟'(4족 보행로봇)을 데리고 다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메타버스와 모빌리티를 결합한 '메타모빌리티'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제시하며 “이것만 해도 많은 기술이 필요하고, 가야 할 길이 멀다. 우리의 도전에는 한계가 없고, 우리는 우리의 한계에 도전한다”고 말했다.
메타모빌리티 상용화 시점 관련, “결국 메타버스에 달려있는데, 기술이 굉장히 빠르게 발전하는 만큼 가까운 미래에 로봇과 함께 메타버스 세계에 연결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 회장은 메타모빌리티 상용화 시점에 제조업 등 생산 현장에 많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최근 재택을 많이 하고 있지만, 공장(현장)에서는 전체가 나와 일하고 있다”며 “자동화되고, 로봇이 일하게 되는 시대가 되면 집에서 자동으로 조정하는 부분이 실현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집에서 증강현실(AR)을 통해 생산 현장을 점검할 수 있고 기계를 다룰 수 있고 그런 부분이 현실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 회장은 현대차가 CES 전시 주제를 친환경차나 자율주행차가 아닌 '미래 로보틱스 비전'으로 정한 이유도 전했다. 그는 “차에도 자율주행 로보틱스 기술이 들어가 있는데 로보틱스가 결국 자동차와도 다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로보틱스는 사람들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이번 CES에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을 평가받고, 방향성을 잡겠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차그룹이 자동차 등 모빌리티 이외의 분야에 너무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자동차는 계속 있을 것”이라며 강조했다. 미래 서비스 모빌리티 기업으로 전환에도, 자동차 등 모빌리티가 중심이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최근 토요타·폭스바겐의 미국 내 배터리 합작 공장 발표에 대한 질문엔 “LG든, 삼성이든 SK든 같이 할 것이 있으면 같이 할 것”이라고 답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