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겨울 원자력발전 전력거래량이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과 올 1월 전체 전력거래량 중 원전 비중은 30%를 넘었다. 올겨울 원전가동률도 90%를 기록했다.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치솟고 겨울철 태양광 발전량이 줄어드는 와중에 원전이 '기저전원'으로서 존재감을 보였다.
22일 한국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EPSIS)에 따르면 지난달 원자력 전력거래량은 1만5331GWh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1만5741GWh 기록 후 2개월 연속 1만5000GWh를 넘었다. 원전 월별 전력거래량이 1만5000GWh를 넘은 것은 전력거래량 통계 집계를 시작한 2002년 이래 세 번째다. 이전에는 2015년 7월 1만5088GWh를 기록한 바 있다.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2개월간 원전 전력거래량은 총 3만1072GWh를 기록했다. 전력시장 전체 거래량인 10만1573GWh의 30.6%를 차지했다. 전력거래량은 전력구매계약(PPA)과 일부 손실분을 제외한 전체 에너지 발전량을 나타내는 지표다. 원전이 올겨울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는 기저전원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특히 겨울철 원전은 우리나라 재생에너지 중 바이오에너지를 제외한 태양광의 낮은 발전량과 '간헐성'을 보완하는 에너지원으로 주목받고 있다. 석탄발전이나 LNG와 달리 탄소 배출도 없어 탄소중립을 위한 에너지원으로도 거론된다. 특히 올겨울에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로 인한 석탄발전 공백을 메우면서 넉넉한 공급 예비율 확보에도 기여했다.
올겨울 원전가동률도 90%를 넘으면서 사상 최고 수준을 보였다. 한국수력원자력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원전가동률은 91.8%, 지난달에는 89.4%를 기록했다. 2개월간 원전가동률이 90%를 넘나들고 있는 셈이다. 원전가동률은 연간시간에 대한 발전소의 실제 가동시간 비율로, 이용률과 더불어 원전 안전성과 경제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지표 가운데 하나다. 연간 원전가동률은 문재인 정부 출범 이듬해인 2018년에 최저점을 찍었지만 이후 4년 동안 추가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수원에 따르면 연간 원전가동률은 2017년 71.3%, 2018년 66.5%, 2019년 71.0%, 2020년 74.8%, 2021년 76.0%를 기록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