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 인 미디어]삶을 앗아간 불법영상 뿌리뽑은 '모범택시'

웨이브 오리지널 모범택시 포스터
<웨이브 오리지널 모범택시 포스터>

평범한 대학생과 평범한 고등학생 자매의 인생이 동영상 하나로 송두리째 바뀌었다. 불법촬영 동영상 피해자가 된 언니는 고통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웃음으로 가득 차있던 집은 적막만 맴도는 공허한 공간이 됐다.

언니를 잃은 괴로움에 눈물로 밤을 지새우던 소녀는 결심한다. 직접 해킹 기술을 익혀 없애도 없애도 사라지지 않는, 암 덩어리 같은 동영상을 모조리 다 없애 버리겠다고. 그리고 언니를 죽게 만든 그놈들을 절대 가만두지 않겠노라고.

웨이브 오리지널 '모범택시' 속 이야기다. 베일에 쌓인 택시회사 무지개운수와 택시기사 김도기(이제훈 분)가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대행하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겉으로는 평범한 택시회사 직원이지만 저마다 치유할 수 없는 상처로 문드러진 인물이 모여 억울한 피해자를 대신해 복수를 완성한다.

언니의 복수를 위해 자칭 정보기술(IT) 전문가, 타칭 해커가 된 안고은(표예진 분) 역시 무지개운수 경리가 돼 복수 대행극을 펼친다.

언니의 사건이 있은 지 5년 뒤. 안고은은 웹하드 회사 유데이터 회장 갑질 폭행 사건 복수 대행을 진행하던 중 언니를 죽음으로 내몬 원수를 마주하게 된다. 유데이터에서 언니 불법 촬영물이 업로드된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언니의 남자친구였던 주조빈은 언니를 죽게 만든 불법 동영상을 입봉작이라 칭했다. 심지어 유데이터와 조직적으로 성착취물을 제작해 올리고 있었다. 여전히 일말의 죄책감도 없이 언니의 불법 촬영물을 유작으로 칭하며 업로드하고 새로운 피해자를 양산하는 모습을 보며 안고은과 모범택시 멤버들은 경악과 분노를 금치 못했다. 수많은 불법촬영 동영상을 모조리 없애는 작전에 돌입한다.

실제 이같은 디지털 성범죄 피해는 끊이지 않고 일어나고 있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2020년 디지털 성범죄 피해 접수는 중복 피해까지 합해 총 6983건에 이른다. 이 중 여성 피해자가 80%를 넘으며 피해자 증가 수준은 전년 대비 2.2배가 넘는다. 남성 피해자 수도 날이 갈수록 높아져 전년 대비 3배 이상 많아졌다.

피해자들은 불법촬영을 당한 뒤 유포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시달리거나 협박을 받는 등 여러 피해를 겪는다.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으며 한 평생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일이 허다하다.

하지만 처벌은 솜방망이 수준에 그치고 있다. 대법원에 따르면 몰카범 10명 중 8명은 벌금형이나 집행유예에 그쳤다. 징역·금고형에 처한 피고는 10명 중 1명도 되지 않았다.

모범택시는 이런 현실의 답답함을 가감 없이 드러낼 뿐만 아니라 통쾌한 복수까지 완성한다. 안고은과 김도기는 집요한 노력 끝에 광산이라 불리는 유데이터 데이터센터를 찾아내고 시원하게 폭파하며 웹하드 카르텔을 박살 낸다. 그리고 우리에게 말한다. 동영상 하나하나가 사람 목숨이며 이 광산은 50원, 100원 내고 다운로드하는 이들이 사라지기 전까진 영원히 존재한다고.

정의가 실종된 사회. 전화 한 통이면 진짜 정의를 찾아 통쾌한 복수를 완성해 주는 모범택시가 현실에도 존재할 수 있을까. 더 이상 속 쓰린 현실이 아닌 모범현실을 꿈꾸게 하는 '모범택시'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웨이브에서 시청할 수 있다.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