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벤처투자 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KDB산업은행이 최근 발표한 지난해 4분기 KDB벤처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54% 증가한 503.7을 기록했다. 지수는 산업은행이 국내 벤처 생태계를 종합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해 개발한 것이다. 503.7은 국내 벤처 산업을 둘러싼 시장환경이 기준연도인 2008년(지수=100)보다 5배 개선됐다는 의미다.
![[사설]벤처 성장, 내실로 이어져야](https://img.etnews.com/photonews/2203/1510021_20220310141522_977_0002.jpg)
실제 벤처펀드와 벤처투자 규모는 연일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지난해 벤처펀드는 역대 최대인 총 9조2000억원이 결성됐다. 4분기에만 단일 분기 최대인 3조9000억원이 마련됐다. 특히 총 9조원 중 민간부문 출자 비중이 70.2%를 차지, 민간자금 유입이 두드러졌다. 그만큼 벤처 시장이 활성화되고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투자도 지난해 7조7000억원이 집행됐다. 작년 4분기에는 단일 분기 최대인 2조4000억원이 투자됐다. 현장에서는 해외자본 유입도 두드러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특히 중국 경제를 둘러싼 대내외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중국에서 철수한 자본이 우리나라를 향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모두 긍정적 통계이자 신호다. 그러나 벤처투자 확장 속에서 중요한 건 기업이 성장하고 안착하는 일이다. 벤처를 육성하는 궁극적 이유는 미래 시장 변화에 대비하고 국가 경제를 이끌 새로운 기업과 산업 발굴에 있다. 작년 말 역대 최대의 유니콘 기업이 나왔지만 내수시장 중심 플랫폼 기업이 다수다. 일자리 창출과 경제 기여도가 큰 제조 및 수출 기업 육성도 필요하고 수도권으로 쏠린 벤처투자도 개선돼야 한다. 기업은 하루아침에 탄생하지 않는다. 주력 산업군이 될 수 있도록 하는 스케일업 전략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