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전기 택시 상반기 보조금 접수 결과 1500대 모집에 4298대가 몰렸다. 작년보다 공급 물량을 다섯 배가량 늘렸음에도 수요와 공급 불균형은 더 심화된 양상이다.

14일 환경부 무공해차 통합누리집에 따르면 서울시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전기 택시 1500대(개인택시 1100대·법인택시 400대) 보급사업 공고에 4298대가 접수됐다. 경쟁률은 2.86:1이다. 시는 작년까지 선착순 접수 순서에 의한 선정 방식을 올해부터 추첨제로 변경해 최종 대상자를 뽑는다.
앞서 서울시는 급증한 전기 택시 수요를 반영해 상반기 1500대, 하반기 1500대 등 올해 연간 보급 목표를 3000대로 잡았다. 작년 전체 보급 대수 627대보다 다섯 배 늘렸다. 올해 전기 택시 1대당 보조금 지원 액수는 작년 최대 18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줄였으나 오히려 수요는 늘었다. 다만 전기 택시 보조금은 최대 1200만원으로 일반 승용 전기차보다 300만원 많다.

유독 서울에서 경쟁이 치열한 것은 이미 운행 중인 택시가 많고 충전 인프라 같은 전기차 사용 여건이 상대적으로 잘 갖춰졌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작년 2만기 수준인 전기차 충전기를 2026년 22만기까지 10배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전기 택시 인기는 크게 높아지고 있다. 울산과 수원, 성남, 의정부, 안양, 부천, 안산 등에서도 이미 접수 대수가 상반기 보급 목표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기 비결은 충전 인프라 확산, 전용 전기차 출시로 인한 성능 향상, 유지비 절감, 개인택시 부제 제외 혜택 등이다. 택시는 일반 승용차보다 하루 주행 거리가 최대 13배까지 길어 온실가스 저감 효과가 뛰어나다. 올해 기아가 니로 EV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택시 전용 모델 'PBV01' 출시를 앞두고 있어 하반기 전기 택시 보조금과 출고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차도 아이오닉5 기반 택시 모델을 판매하고 있다.
다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한 출고 지연은 전기 택시 보급에 걸림돌이다. 실제 보조금을 접수하고 3개월 내 출고해야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생산이 지연될 경우 보조금 접수가 취소될 수 있다. 이달 아이오닉5 기준 출고 대기 기간은 최대 1년이 소요된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