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00억 투자 앞둔 한국머크, 국내 사업장 '대개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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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머크가 국내 주요 사업장 10여곳을 중심으로 인력 충원 등 조직 보강에 나섰다. 올해부터 3년간 6억유로(약 8000억원) 국내 투자를 앞두고 대대적인 체질 개선을 시도한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소재 국내 생산 능력을 대폭 키울 토대를 닦는 작업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카이 베크만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오른쪽)가 방한해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와 머크 경기 시화 사업장을 시찰했다.
지난해 10월 카이 베크만 머크 일렉트로닉스 CEO(오른쪽)가 방한해 김우규 한국머크 대표와 머크 경기 시화 사업장을 시찰했다.

한국머크는 평택, 시화, 안성, 반월, 울산 등 국내 사업장에 최고안전책임자를 선임하고 인력 충원 등 조직 변화를 추진하고 있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전자 재료의 한국 내 생산 능력이 확대됨에 따라 기존 관리 방식에서 벗어나 신규 운용 체계를 확립하려는 포석이다.

한국머크 관계자는 “소재를 생산하는 공장(사업장)을 중심으로 대규모 투자에 걸맞은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며 “사업장 인력을 확대하고 조직을 보다 탄탄하게 만드는 중”이라고 밝혔다.

조직 변화는 대규모 한국 투자를 염두에 둔 것으로 예상된다. 머크는 올해부터 3년간 8000억원 규모 투자를 추진한다. 액정표시장치(LCD) 테스트용 부품공장,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발광 소재 공장을 증축한다.

반도체 소재 분야에도 집중 투자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독일 본사와 한국머크 간 긴밀한 투자 논의를 진행 중이다. 투자 분야와 규모를 구체화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조직 변화는 대규모 투자를 앞두고 선택과 집중, 신규 확장 분야 기틀을 잡기 위한 사전 작업으로 읽힌다. 기존 해외 수입에서 한국 현지 생산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진 만큼 국내 사업장의 대량 양산 체제에 걸맞은 조직 보강이 필요했다.

한국머크는 2020년 평택에 한국첨단기술센터(K-ATeC)를 개소한 후 반도체·디스플레이 소재 한국 양산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급성장하는 반도체 시장에 대응, 다양한 반도체 소재를 국내에서 생산한다. 반도체 웨이퍼를 연마하는 화학적기계연마(CMP) 슬러리 생산 설비를 지난해 말 구축 완료했다. 올 상반기부터 국내 양산에 돌입한다. 극자외선(EUV) 공정에 사용되는 세정액도 국내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최근 양산 인프라를 조성하고 고객사와 제품 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 제품들은 그간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한국머크는 국내 생산 능력을 대폭 확대, 고객과 접점을 넓힐 방침이다. 카이 베크만 머크일렉트로닉스 최고경영자는 지난해 전자신문과 인터뷰에서 “머크는 한국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전자산업을 견인하는 큰 축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머크 목표는 가장 현지화된 글로벌 파트너가 되는 것으로 한국 고객사와 오랫동안 지속적인 신뢰 관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