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머크 독점 소재 'EUV 린스' 한국서 생산

독일 머크가 '극자외선(EUV) 린스'를 한국에서 생산한다. 14나노 이하 초미세 회로 구현에 필요한 소재로, 그동안 머크가 해외에서 생산해 국내에 독점 공급해 왔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제조사의 수요에 신속 대응할 수 있게 돼 공급망 강화 효과가 기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머크는 경기도 안성 사업장에서 EUV 린스를 생산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반도체 제조사로부터 신뢰성 평가를 통과하고, 최근 본격적인 제품 공급을 시작했다. 수요 증가에 따라 머크는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머크 EUV 린스는 일본 반도체 장비회사 도쿄일렉트론(TEL)과 공동 개발한 제품이다. 초미세 반도체 회로 패턴을 새기는 EUV 노광 공정 후 반도체 웨이퍼를 세정할 때 사용한다. 웨이퍼에 그려진 회로 패턴이 무너지지 않도록 하고 결함을 제거하는 등 수율 개선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소재다. EUV 린스는 머크가 세계 최초로 양산했다.

웨이퍼에 반도체 공정 소재를 투입하는 모습. <사진=머크>
<웨이퍼에 반도체 공정 소재를 투입하는 모습. <사진=머크>>

기존에는 EUV 린스를 모두 해외에서 들여왔다. 그러나 2019년 일본 수출 규제와 코로나19 대유행,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반도체 공급망이 흔들리자 머크는 한국 생산 전략을 취했다. 주요 고객사인 한국 반도체 기업에 안정적으로 소재를 공급하기 위해서다.

한국머크 관계자는 “수요에 맞춰 생산능력을 충분히 유지·관리하고, 지속적인 설비투자도 진행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머크가 핵심 제품을 한국 생산으로 전환한 건 일본의 수출 규제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회사는 이보다 앞서 반도체화학적기계연마(CMP) 슬러리도 평택 사업장 생산을 가동했다. CMP 슬러리는 반도체 웨이퍼를 평탄화할 때 쓰는 소재다. 웨이퍼 연마 공정 핵심으로 꼽힌다. 머크는 한국 현지 생산으로 품목별 납품 기간을 20~50% 개선한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는 1668년 설립된 글로벌 화학 소재 기업이다. 1989년 한국에 직접 진출, 현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2025년까지 6억유로(약 8000억원)를 한국에 투자할 계획이다.

머크의 투자 강화는 국내 반도체 공급망을 안정화하는 한편 소재 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다른 반도체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들의 현지화를 자극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투자 경쟁도 예상된다.


국내에서 EUV 린스를 개발하는 업체로는 영창케미칼이 있다. 영창케미칼은 EUV 린스 개발을 완료하고 고객사 대상 양산 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독일 머크 이노베이션센터 전경.<사진=전자신문DB>
<독일 머크 이노베이션센터 전경.<사진=전자신문DB>>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