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흥행 질주…애플TV+ '파친코', 인기 요인은?

'파친코' 스틸컷. 사진=애플TV+
'파친코' 스틸컷. 사진=애플TV+

넷플릭스와 디즈니+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양대 산맥으로 자리한 가운데 애플TV+가 ‘파친코’로 글로벌 흥행에 성공하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국내 데뷔에서 참패한 애플TV+ 인지도를 단박에 올려준 주역은 바로 글로벌 프로젝트 드라마 ‘파친코’. 동명의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하는 이번 드라마는 금지된 사랑에서 시작되는 이야기로 한국과 일본, 그리고 미국을 오가며 동북아 역사와 식민지배의 아픔을 가진 자이니치(재일 조선인) 생존기를 4대에 걸쳐 그려내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었다.

(※ 하단 기사 내용은 애플TV+ 드라마 '파친코(Pachinko)'의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파친코' 포스터. 사진=애플TV+
'파친코' 포스터. 사진=애플TV+

파친코는 3월 29일 기준 키노라이츠 OTT 통합 랭킹 1위를 차지했다. 공개 당일부터 불거진 배우 진하의 논란에도 불구하고 탄탄한 스토리와 섬세한 연출로 평가받으며 단숨에 흥행작으로 오른 것이다. 공개 당일부터 약 일주일 간 유튜브를 통해 1화를 무료 공개한 전략도 먹혔다. 공개 일주일이 지난 시점 유튜브 조회수는 594만회로 높은 기대를 증명했다.

해외 반응도 뜨겁다. 지난 28일(현지 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는 21일부터 27일까지 일주일 간 트위터 TV 시리즈 트렌딩 차트에서 ‘파친코’가 4위에 올랐다고 보도했다.

이날 10만 9600건의 인게이지먼트를 얻은 파친코는 제94회 미국 아카데미영화상 시상식(ABC), 브리저튼(넷플릭스), 문나이트(디즈니+)에 이은 4번째 관심작으로 평가받았다. 특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파친코의 선자역을 맡은 전년도 여우조연상 수상자 윤여정이 또 다른 애플TV+의 오리지널 ‘코다’의 배우 트로이 코처에게 남우조연상을 시상하면서 파친코가 재조명됐다.

미국 비평 사이트 로튼 토마토에서 비평가가 평가하는 신선도 지수는 98%, 대중이 평가하는 팝콘지수는 93%의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또 다른 비평사이트 IMDb에서는 10점 만점 중 8.4점을 받았다. 총 1395명의 유저 중 무려 60%가 만점을 줬다.

BBC, CNN 등은 물론 헐리우드 리포터, 버라이어티 등 해외 연예 매체들도 파친코를 높이 평가했다. BBC는 “이 이야기는 배우들의 열정적이면서도 절제된 감정, 시간을 바꾸는 서사의 우아함, 그리고 놀라운 시각적 아름다움을 포함한 예술성과 상상력이 담겨있어 최근 시리즈 중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극찬했다.

 

특히 한국어, 일본어, 영어가 이리저리 섞여 사용됨에도 자막이 깔끔하게 정리돼 있어 극의 몰입도를 높인다는 것이 CNN의 평가다. 서툰 한국어를 사용하는 선자의 손자 ‘솔로몬’은 대화 사이사이 일본어 단어를 넣어 말하는데, 이종 언어를 색으로 구분해 시청자 혼란을 줄였다.

 

또한 미국 비평사이트 로튼토마토의 톱 크리틱인 크리스틴 볼드윈은 “4년간 받은 고등교육보다 선자의 이야기를 통해 한일관계에 대해 더 배웠다”고 말했다. 민족의 아픈 역사까지 선자의 이야기로 풀어내 교육적인 면까지 지녔다는 평가다.

무거운 극과 정반대의 분위기를 보여주는 오프닝 시퀀스도 화제다. 일부 누리꾼들은 “매 화 빨리감기없이 오프닝을 다 본 드라마는 파친코가 처음”이라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극중에서 볼 수 없던 등장인물의 밝은 표정이 먹먹한 가슴을 달랜다는 설명이다.

8부작으로 구성된 파친코는 전일 4번째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이 편에서는 젊은 시절의 '선자(김민하 분)', 그리고 노년의 '선자(윤여정 분)'가 맞이한 선택의 순간과 변화를 담아내며 그 어느 때보다 강한 몰입도를 보여준다.

앞서 고향 부산 영도에서 어머니 양진(정인지 분)을 도와 생계를 이끌어 나가던 선자는 한수(이민호 분)와의 운명적인 만남을 통해 또 다른 세상에 눈을 뜨게 된다. 하지만 곧 한수로 인해 커다란 시련을 겪게 되고, 하숙집에서 묵게 된 이삭(노상현 분)으로부터 새로운 출발을 제안받게 된다.

이어지는 에피소드 4에서는 부끄럽지 않은 떳떳한 삶을 살기 위해 결심을 굳히는 젊은 선자의 모습과, 그 선택으로 인해 인생에 커다란 변화를 맞이하게 되는 순간을 담아낸다. 한편 1980년대 일본에서 살아가고 있는 선자(윤여정 분) 또한 고향을 다시 찾아가기로 결심하고, 가슴 설레는 모습과 함께 부산 영도로 향한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영화 ‘기생충’을 이을 콘텐츠로 떠오른 파친코는 매주 금요일 한 편씩 공개해 29일 8화를 끝으로 막내린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