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혁신 스타트업 발목 잡는 기득권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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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진료 플랫폼 닥터나우가 시리즈B 투자에서 1600억원의 몸값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10월 시리즈A 투자에서 7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닥터나우가 1년이 안 된 상황에서 가치가 두 배 넘게 수직 상승했다.

비대면 진료는 국내법 제도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서비스였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지난 2020년 2월 한시적으로 허용됐다. 이익단체들의 반대에도 비대면 진료는 보편적 의료서비스가 될 수 있는 기틀을 다졌다.

비대면 진료에 대한 우려는 일부 젊은 층만 이용할 것과 대형병원 쏠림 현상 심화였다. 닥터나우가 보유한 데이터를 보면 40대 이상 이용률이 30%, 1차 의료기관 비중이 81%에 달했다. 우려가 기우였던 셈이다. 비대면 진료 한시적 허용 이후 지난달까지 누적 이용자는 443만여명에 달했다.

혁신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다른 분야에서도 증가하고 있다. 세금 신고와 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출시 2년 만에 누적 가입자 1000만명을 달성했다. 누적 환급액도 2400억원을 돌파했다. 법률 서비스 플랫폼 '로톡'은 대한변호사협회와 소송전을 벌이고 있지만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지난해 3월 약 100만명에서 지난달 187만명으로 증가했다. 미용·의료 정보 플랫폼 강남언니는 이용자의 생생한 후기를 바탕으로 2015년 출시 후 누적 이용자 350만명, 가입 병원 수 1400곳을 넘었다.

혁신 스타트업은 창업 때부터 다양한 걸림돌에 부닥친다. 그 가운데 가장 풀기 어려운 문제가 기득권층과의 대립이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창업 생태계 지원 방안을 내놨다. 모태펀드를 대폭 확충해 창업 3년 미만의 초기 스타트업 지원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종잣돈 지원은 필요하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나 창업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어 준다. 여기에 한 가지 더한다면 이해관계 충돌을 해결해줄 수 있는 제도도 필요하다.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