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현대백화점그룹이 역대 최대 금액을 배팅해 매트리스 기업 '지누스'를 인수하면서 유통가 시선이 쏠리고 있다. 리빙 부문을 그룹 신성장동력으로 삼는 한편 글로벌 진출도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리바트 등 그룹 내 리빙 계열사들과 지누스간 시너지 창출이 관건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르면 오는 6월 말까지 지누스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그룹 내부에 '시너지전략팀'을 만들고 계열사별로 지원자를 모집하고 있다. 지누스가 가진 해외 네트워크 강점을 살리기 위해 시너지전략팀 지원 자격에 '영어 우수자' 조건을 단 것이 눈에 띈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난 3월 지누스 이윤재 회장 등이 보유한 지분 30.0%와 경영권을 7747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그룹 역대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리빙 부문 계열사 편입은 지난 2018년 3680억원에 인테리어 회사 현대L&C(옛 한화L&C)를 인수한 후 4년 만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이번 인수 배경을 온라인·글로벌 외연 확장 차원이라고 밝혔다. 김형종 현대백화점 대표는 지난 3월 인수 발표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약점이었던 해외나 온라인 경쟁력을 보강하기 위함”이라며 “현대백화점이 가진 유통 네트워크와 그룹 자금력을 통해 지원한다면 양사간 사업 시너지가 상당히 클 것”이라고 말했다.
지누스가 합류하면서 현대리바트, 현대L&C를 포함한 그룹 내 리빙 부문 규모는 연 매출 3조6000억원 수준까지 커진다. 지난해 현대백화점 연결 기준 매출액 3조5724억원을 상회하는 수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오는 2030년까지 리빙 사업부문 매출을 5조원대로 키우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신성장동력으로 떠오른 리빙 부문의 성과 여부는 기존 계열사와 지누스간 시너지 창출에 달렸다. 현대리바트는 기업간거래(B2B) 제품 비중이 36.7%로 여전히 높아 침대·매트리스 등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제품 판매 강화가 필요한 입장이다. 같은 기간 지누스는 오프라인 판매 비중이 22.9%, 국내 판매 비중이 3% 남짓에 불과해 오프라인 유통 채널 기반이 부족하다.
현대백화점그룹은 지누스 취급 품목을 매트리스 외에 거실·사무실 등 일반 가구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현대백화점 프리미엄 이미지와 탄탄한 고객층을 기반으로 지누스 사업 모델을 중고가 시장으로 넓혀가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반대로 지누스가 보유한 해외 영업망과 온라인 노하우는 기존 리빙 부문은 물론 그룹 내 전 계열사에 활용 가능하다. 가구 생산 통합으로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지누스의 글로벌 영업망, 온라인 경쟁력 등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만 국내 사업 잠재력도 눈여겨볼 부분”이라며 “향후 현대백화점그룹과의 시너지를 통해 300억원 수준인 국내 사업 파트를 확장시켜 나갈지 주목된다”고 전했다.
민경하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