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X1' 단백질이 손상 DNA 조각 없앤다...표준연 자체 측정기술로 발견

성과를 낸 표준연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송윤주 학생연구원, 최준혁 책임연구원, 김근회 UST 학생연구원.
성과를 낸 표준연 연구진. 사진 왼쪽부터 송윤주 학생연구원, 최준혁 책임연구원, 김근회 UST 학생연구원.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체내에서 DNA 손상조각을 분해하는 단백질을 발견, 이를 시험관에서 증명했다.

세포 내 DNA는 자외선이나 흡연 등 발암물질, 체내 대사물질에 매일 지속적인 손상을 입는다. 그러나 손상 DNA를 복구하는 체내 시스템이 존재해 유전정보가 보존된다. 복구가 원활하지 않으면 노화가 가속화되고, 암을 포함한 심각한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DNA 복구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DNA 손상 조각은 염증이나 부적절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데, 시간이 지나면 체내에서 점차 감소한다. 연구진은 TREX1 단백질이 DNA 손상조각 분해에 기여한다는 것을 세계 최초로 밝히고 이를 시험관에서 증명해냈다.

이번 연구성과는 표준연이 자체 개발한 세계 최고 수준 극미량 DNA 손상 조각 측정기술이 있어 가능했다. 2015년 세계 최초로 각종 발암물질로 인해 발생하는 DNA 손상조각 검출에 성공한 데 이어 해당 기술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해, 현재는 DNA 손상 후 3분 이내에 발생하는 DNA 손상조각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다. 또 검출에 필요한 시료 양도 이전 대비 약 10분의 1로 줄여, 10피코그램 수준 시료에서도 분석 가능하다. DNA가 약 6 피코그램으로 알려져 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개인별 DNA 복구 활성도를 직접적으로 상호비교할 수 있어, 암 발생 위험도 혹은 항암치료 효과 등을 산출해 개인 맞춤형 암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표준연은 극미량 DNA 손상조각 측정기술을 한층 더 발전시켜 임상 적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할 계획이다.

최준혁 책임연구원은 “DNA 조각들은 적절히 조절되지 않을 시 노화와 질병의 원인이 되고, 특히 암세포 내 항암치료에 내성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며 “DNA 손상조각의 분해 메커니즘을 밝힌 이번 연구성과는 항암치료 연구에 유용한 정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표준연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한 이번 연구 성과는 생명과학분야 저명 학술지인 핵산 연구(Nucleic Acids Research)에 4월 22일자로 게재됐다.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낸 사람들' 논문으로도 선정됐다. 최준혁 연구원이 지도한 김선희, 김근회 UST 석사과정생이 논문 주저자로 참여했다.

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