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용 LNG가 SMP 급등 초래...발전사들, '가스가격 상한제' 제안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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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에너지 수급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가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을 규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한국전력공사의 손실 누적은 전력도매가격(SMP) 상승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고, SMP 단가 결정에 영향을 미치는 발전용 LNG 가격도 규제해야 한다는 것이 이유다. 하지만 한국가스공사는 LNG 수급관리를 위해 현물가격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도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에너지 전문가는 일률적인 SMP로 규정된 현행 전력도매시장 구조를 개편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고 조언했다.

19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민간발전사들은 '전력시장 긴급정산가격상한제'에 대한 의견서에서 '발전용 가스가격 상한제'를 제안했다. SMP 상한을 신설해 발전사업자만 규제하는 것은 불공정하며 가스공사의 발전용 가스가격 상한제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발전사들은 최근 SMP의 급격한 상승과 한전 적자가 가스공사의 높은 발전용 가스가격에서 기인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스사용 발전기 단가 상승으로 SMP가 급등했고, 한전 적자까지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1월에서 5월까지 한국가스공사 가스사용 발전기의 SMP 결정비율은 87.7% 수준으로 파악된다. 가스공사의 가스 도입 중 현물 비중은 2020년 17%에서 지난 1분기 62%까지 상승했다.

스페인, 포르투갈 등 해외에서도 발전용 가스가격 상한을 설정하는 원료비 규제를 채택한 바 있다. 가스공사는 미수금으로 원가를 회수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정부가 전력시장에 개입하는 것보다 산업에 미치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다.

그러나 가스공사는 수급관리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현물로 LNG를 구매할 수 없는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가스공사는 수급관리 책임이 없는 민간발전사와 달리 국내 수급안정을 우선으로 필요 물량을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특히 국제 LNG 가격이 상승하는 경우 민간업체들은 장기·현물계약을 하지 않지만, 그로 인해 부족한 물량은 가스공사가 구매해 국내 가스 수급을 안정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희봉 가스공사 사장은 이와 관련 17일 페이스북에 “가스공사가 만일 지금 시점에서 공공성을 포기하고 싸게 들여오고 있는 장기도입계약 물량 중 약 300만톤을 국내시장이 아니라 해외시장으로 돌려서 팔면 앉아서 1조원이 훨씬 넘고 때로는 수조원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누릴 수 있다”면서 “하지만 공공성과 수급관리책임을 지고 있는 가스공사는 이윤만을 추구할 수 없다”고 밝혔다.

에너지 전문가는 최근 세계적인 에너지 수급위기에서 근본 해법을 논의하지 못한채 발전사와 공사 등이 손실을 떠넘겨야 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전기요금 인상과 함께 경직된 현행 전력도매시장을 개편하는 것이 근본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조영탁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는 “가스공사의 개별요금제도 있기 때문에 (발전용 가스가격) 상한을 거는 것은 쉽지 않다”면서 “근본적으로는 전력도매시장 설계를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조 교수는 이어 “현행 전력도매시장이 하루전시장 밖에 없는데 기간별로 선도시장 같은 장기시장과 입찰제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재생에너지는 SMP와 무관하게 중앙경매로 해 고정계약으로 가야한다”고 덧붙였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