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으로 나랏돈 반토막 났는데"…엘살바도르 대통령 "인생 즐겨라"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오른쪽)이 비트코인 도시 건설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나이브 부켈레 트위터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오른쪽)이 비트코인 도시 건설에 대해 논의하고 있는 모습. 사진=나이브 부켈레 트위터>

국고로 비트코인 '저가 매수'를 시도했던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이 암호화폐(가상화폐) 하락장 속 "차트를 보지말고 인생을 즐겨라"라고 말했다.

20일(현지시간) 미국 경제포털 야후 파이낸스는 부켈레 대통령의 발언이 최근 암호화폐 폭락과 관련해 처음으로 내놓은 공식 반응이라고 설명했다.

부켈레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비트코인 시세를 걱정하거나 불안해하는 일부 사람이 있는 것을 안다"며 "내 조언은 '차트를 그만 보고, 인생을 즐기라'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비트코인에 투자했다면 당신의 투자는 안전하며, 약세 이후 엄청나게 커질 것. 인내가 관건이다"라고 했다.

알레한드로 셀라야 엘살바도르 재무장관 역시 '아직 팔지 않았으니 손해가 아니다'라는 논리로 부켈레 대통령을 옹호하고 있다.

부켈레 대통령은 세계 정상 중 가장 노골적으로 가상화폐 시장을 지지해온 인물이다. 지난해 9월에는 송금 비용과 시간 절약을 이유로 비트코인을 엘살바도르 법정화폐로 채택하는 가 하면, 비트코인 시티를 설립할 계획까지 밝혔다.

또한 부켈레 대통령은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때 마다 ‘저가매수’를 외치며 국고로 추가매수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현재까지 매수했다고 밝힌 비트코인은 2301개로 이를 구입하는 데 약 1억 500만달러(약 1360억원)를 쓴 것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22일 오전 11시 8분 기준 비트코인 가격은 2만 441.11달러다. 엘살바도르가 보유한 비트코인을 현재가치로 환산하면 4703만 4994달러(약 609억원)로 구매 당시보다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약 8억 달러 상당의 국채를 상환해야 한다. 채권 만기는 내년 1월로 이를 갚지 못하면 디폴트(채무불이행)가 불가피하다. 엘살바도르의 디폴트 확률은 현재 48%다.

디폴트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계속해서 비트코인이 안전하다는 주장을 펼치는 부켈레 대통령에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유로 퍼시픽 캐피탈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피터 쉬프는 "이미 75% 하락한 비트코인은 안전하다고 할 수 없다"며 "나쁜 충고는 삼가라"는 부켈레 트위터에 답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비트코인 투자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경고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