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컨트롤타워 부활을 주목한다

연말 재계 인사가 시작됐다. 미래 준비에 방점을 찍은 LG그룹에 이어 삼성, SK, 현대차 등 다른 그룹 인사도 이어질 예정이다. 글로벌 복합위기로 한국 경제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재계는 어떤 솔루션을 찾아낼지 관심이 쏠린다.

가장 주목되는 곳은 삼성이다. 삼성은 통상 12월 초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차례로 단행했다. 이를 미뤄볼 때 이르면 이번 주 후반 또는 다음 주께 인사가 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27일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한 달을 맞아 '뉴삼성' 비전이 인사를 통해 구체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MLCC 제조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8일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을 방문해 MLCC 제조 현장을 점검하고 있는 모습. (삼성전자 제공)

무엇보다 그룹 컨트롤타워 부활 여부에 이목이 집중된다. 삼성은 '비서실-구조조정본부-전략기획실-미래전략실' 등 이름으로 컨트롤타워를 이어오다 국정농단 사태 이후 미래전략실을 폐지했다. 이후 사업 부문별(전자·물산·생명) 3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컨트롤타워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주요 사업의 동력 저하가 우려돼서다. TV·스마트폰과 같은 세트 부문에서는 기술 평준화로 시장 선도력이나 혁신성이 사라지고 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 사업은 글로벌 경기 침체 여파를 맞고 있으며, 비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반도체)도 아직 갈 길이 멀다. 배터리와 바이오가 성장동력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나 이 역시 거대 삼성을 이끄는 데는 미약해 보인다.

때문에 삼성 안팎에서 나오는 것이 컨트롤타워 부활이다. 불투명한 경제 상황과 글로벌 시장 변동성에 강력한 리더십으로 위기를 돌파하길 바라는 의미일 것이다. 과거 미전실의 부활이라는 비판도 나오지만 삼성의 대형 M&A는 2016년 미국 전장기업 하만 이후 7년째 맥이 끊길 정도로, 지금은 강한 추진력이 필요한 때다. 법적 근거·효율성·투명성이 모두 전제되면서 미래 성장을 이끌 해법을 찾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