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가전양판점, 수장 교체로 위기 돌파

남창희 하이마트 대표, PB사업 확대
창사 첫 연간 적자…고정비 절감 모색
김찬수 전자랜드 대표, 非가전 확장
점포 통폐합·체험형 매장 확대 계획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신임 대표이사
남창희 롯데하이마트 신임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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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양판업계가 수장을 교체하고 재도약에 나선다. 롯데하이마트는 남창희 롯데슈퍼 대표, 전자랜드는 김찬수 신규사업부문장을 각각 새 사령탑에 앉혔다. 양사 모두 매장 통폐합으로 운영 효율을 높이고 대형매장 중심의 체험 콘텐츠 확대와 상품 경쟁력 강화에 매진한다.

19일부터 롯데하이마트를 이끄는 남창희 신임 대표는 롯데마트·슈퍼에서 30년 넘게 직매입 유통사업을 거친 상품 전문가다. 롯데마트에서 자체브랜드(PB) 온리프라이스를 주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하이마트에서도 PB 브랜드 소싱과 사업 확대를 이끌 것으로 전망된다. PB를 고마진 생활가전 중심으로 세분화한다. 수익 개선도 급선무다. 롯데하이마트의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72억원이다. 창사 이래 첫 연간 적자가 예상된다. 매출도 12.8% 줄어든 2조6025억원에 그쳤다. 온라인 수요 이탈과 경기 침체로 가전제품과 같은 내구소비재 소비가 급격히 냉각됐다.

선결 과제는 고정비 절감이다. 희망퇴직도 진행되고 있다. 저효율 점포 통폐합 계획에 따라 인력 감축에 나선 것이다. 롯데하이마트 점포 수는 2020년 448개에서 지난해 427개, 올해 407개로 매년 20개 줄었다. 내년부터 로드숍과 숍인숍 매장 중심으로 정리 속도를 높인다. 전체 점포수를 약 25% 줄이면서 메가스토어 중심으로 재편한다. 평균 영업면적을 늘려 점당 매출액을 끌어올린다는 계산이다. 메가스토어는 내년에 10여개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김찬수 전자랜드 신임 대표이사
김찬수 전자랜드 신임 대표이사

전자랜드도 김찬수 신임 대표에 거는 기대가 크다. 8년 만의 새로운 리더십 체제다. 삼성전자 출신의 김 신임 대표는 전자랜드에서 영업과 상품 부문, 신규사업 등 요직을 두루 거쳤다. 내부 발탁인 만큼 높인 이해도를 바탕으로 턴어라운드를 일군다는 구상이다. 역시 실적 개선이 우선이다. 지난해 영업손실 17억원으로 9년 만에 적자 전환했다. 고정비 절감을 위해 임대 만료 점포 중심으로 통폐합을 추진할 예정이다. 전체 매장 수는 줄이지만 체험형 매장인 파워센터는 늘린다. 현재 전국 139개 매장 가운데 115개점이 파워센터다.

양사 모두 온라인 사업에도 사활을 건다. 다만 방향성은 다르다. 롯데하이마트는 가전에 특화한 버티컬 플랫폼 육성이 목표인 반면에 전자랜드는 식품, 스포츠 등 비가전 카테고리를 확장한 종합몰을 지향한다. 롯데하이마트는 비가전 상품수(SKU)를 대폭 축소하고 가전 외 품목 가운데 가구·레저만 남길 계획이다. 가전 유통 전문성을 앞세워 온라인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반대로 전자랜드는 밀키트, 의류 등 일반상품 SKU 확대에 집중한다. 전자랜드 측은 “현재 온라인 매출 구성비는 15%로, 새 대표 부임 후 목표치를 재수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적 부진' 가전양판점, 수장 교체로 위기 돌파

가전양판점 가운데 삼성전자판매가 운영하는 디지털프라자와 하이프라자의 LG베스트샵도 소비 침체에 따른 매출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이프라자 역시 최근 인사에서 신임 대표에 박내원 LG전자 전략유통담당 상무를 선임하며 리더십에 변화를 줬다. 이평우 부사장이 이끄는 삼성전자판매도 지난해 시장점유율을 33%까지 끌어올리며 1위인 롯데하이마트(33.7%)를 0.7%포인트(P) 차이로 추격했다. 내년에도 프리미엄 제품 중심으로 신규 시장 창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