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종훈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철학]〈4〉 디지털플랫폼정부의 구현

오종훈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인프라분과 위원장)
오종훈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인프라분과 위원장)

디지털플랫폼정부 공약의 실현을 위해 정부는 대통령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를 2022년 9월 2일 출범시키고 고진 모바일산업협회 회장을 위원장으로 임명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 위원회는 30명 이내의 민간위원과 과기정통부, 행정안전부 장관 등 당연직 정부위원으로 구성되며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추진단이 설치됐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의 주요 사업은 △민·관 협력, 통합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디지털플랫폼정부 혁신 인프라 구성 △국민이 원하는 양질의 데이터 전면 개방 및 활용 촉진 △AI, 데이터 등 첨단기술을 활용해 정부의 일하는 방식 혁신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이용환경 보장 등으로 나뉜다.

올해 초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상세한 계획과 로드맵을 마무리하고 선도사업을 시작한다. 3년 안에 중요 분야에서 디지털 혁신 추진력을 공고히 해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의 결과를 보여 주게 된다. 5년 후에는 디지털플랫폼정부가 확고히 행정의 새 패러다임으로 자리 잡게 될 것이다.

비전을 국민이 이해하고 공무원도 그 장점을 인식해 빠른 시간 내에 정책이 국가의 중요한 근간으로 정착되게 하는 것이 관건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가 바꿔 갈 국가의 모습은 다음과 같다.

[오종훈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철학]〈4〉 디지털플랫폼정부의 구현

먼저 편안한 국민이다. '국민을 위한' 국민 중심의 원칙을 설명한 것이다. 공무원 입장에서 업무를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한 시스템이 아니라 프로세스부터 국민의 문제 해결을 중심에 두고 만들어지는 정부 시스템 원칙을 설명한다.

둘째 혁신하는 기업이다. 정부가 행정 서비스를 독점하지 않고 혁신 기업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자는 '국민에 의한' 원칙을 따르는 것을 말한다. 정부의 기술 부채를 해결하고 인공지능(AI)·클라우드·소프트웨어 생태계를 육성하자는 목표를 말한다.

셋째 과학적인 정부다. 데이터에 기반을 둔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이 이루어지는 정부 시스템이 정착된다. 조용한 다수 국민의 의사를 민주적으로 수렴하는 프로세스도 가능해질 것이다.

[오종훈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철학]〈4〉 디지털플랫폼정부의 구현

각 부처와 국민에게 공모해 취합된 540개 과제들 중 20개의 선도과제 후보들이 선정됐는데 그 예를 한 가지 들겠다. 청년들의 취업을 돕기 위한 일자리 매칭 시스템이다. 정부 각 부처, 민간 기업에 흩어져있는 정보를 통합하여 인공지능 기술을 이용해 최적의 일자리와 회사를 추천해 줄 수 있다. 다부처 데이터의 융합과 AI기술의 채용이 줄 수 있는 장점을 잘 보여준다.

디지털플랫폼정부의 기술적 아키텍처는 다음의 주요 구성 요소 중심으로 구성된다. 먼저 민간 클라우드 기반 컴퓨팅 인프라다. 정부의 디지털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영국, 덴마크, 싱가포르, 호주 등 사례를 보면 최신의 디지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 민간클라우드를 최대한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클라우드 퍼스트 원칙에 따라 민간 클라우드에 기반하지 않는 시스템은 예외를 인정받을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면 예산의 배정이 되지 않는다.

우리도 민간클라우드를 기반으로 마이크로서비스아키텍처(MSA), 데브옵스(DevOps), 애자일한 개발 등 최신 방법론과 이미 개발된 프로그램 요소를 재활용하는 효율적인 시스템을 만든다. 개발 환경이 마련되면 이런 환경에 익숙한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의 행정서비스 참여가 활발해지고, 생태계가 활성화될 것이다.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하고 활용하기 위한 보안기술도 클라우드 기반으로 한 단계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하게 된다.

다음으로는 데이터 사일로를 열어 국민이 활용하기 위한 데이터 융합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다.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데이터의 통합이 가장 중요한 과제다.

부처별·기관별 사일로를 열고 데이터레이크 등 새로운 기술을 사용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인프라가 조성된다.

마지막으로 데이터 기반 정책결정,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초거대 AI 인프라다. 국민 맞춤형 서비스를 위한 초거대AI 개발에서 우리 민간기업들이 이미 세계 수준의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정부와 민간의 데이터를 통합하면 상상도 하지 못한 새로운 행정 서비스와 기업들의 대규모 비즈니스 기회가 생길 것이다. 미국이나 중국 등에 비해 사업 기회와 시장이 작은 국내 AI 분야와 서비스형소프트웨어(SaaS) 기업에 큰 기회가 된다. 이런 인프라를 정부·기업·학계가 함께 활용해야 한다.

정부가 독점하던 디지털 행정서비스를 민간이 SaaS 형태로 제공하는 행정 앱스토어도 필요하다. 앱스토어를 뒷받침하는 서비스형 운영 조직과 사용료 기반 전문계약제도가 활성화될 것이다. AI·빅데이터 기술과 이를 잘 활용하는 서비스 산업은 앞으로 대한민국의 전략산업으로서 국내를 넘어 해외로 수출되는 주력 산업이 될 것이다.

[오종훈의 디지털플랫폼정부 철학]〈4〉 디지털플랫폼정부의 구현

윤석열 대통령은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출범식에서 당부했다. “디지털플랫폼정부라는 것 자체가 하나의 국가 전략산업이라고 생각을 해주십시오. 단순히 편리한 시스템이라는 것을 넘어서서 국민들에게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효용가치를 창출하는 플랫폼이 될 것입니다.”

오종훈 카이스트 정보미디어경영대학원 교수(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인프라분과 위원장)·johnoh@kais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