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가 2030년까지 북미와 유럽,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 주요 시장에 전기차 고객을 위한 '고출력 충전(HPC) 네트워크'를 구축한다. 올해 미국과 캐나다를 시작으로 앞으로 7년 내 1만대 이상 고출력 충전기를 설치하겠다는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벤츠는 모든 라인업을 순수 전기차로 전환하겠다고 밝힌 2030년까지 고출력 충전 네트워크의 완전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를 통해 고객 전기차 충전 경험을 크게 향상하고, 완전 전동화 미래를 향한 여정을 가속한다. 미래 가치 창출 가능성을 지닌 글로벌 인프라 자산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한다.
고출력 충전 허브는 충전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벤츠 대리점을 비롯해 편의시설, 주요 도로에 인접한 핵심 도시, 인구 밀집 지역 등에 위치한다. 충전 네트워크는 예약 기능으로 충전 자리를 선점하는 혜택을 제공하는 등 벤츠 고객 편의에 가장 큰 중점을 둔다. 물론 다른 브랜드 차량 운전자도 이 네트워크를 이용할 수 있다.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벤츠는 미국 'MN8에너지' '차지포인트' 등과 협력한다. 이들과 북미 전역에 2027년까지 2500개 이상 고출력 충전기와 400개 이상 충전 허브를 갖춘 네트워크를 완성할 계획이다. 벤츠는 북미 네트워크 구축을 위해 앞으로 7년간 총 10억유로(약 1조3500억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투자금은 벤츠와 MN8에너지가 절반씩 부담한다.
올라 칼레니우스 벤츠그룹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전동화 전환 속도를 높이려면 충전 경험 역시 그 속도를 따라가야 한다”며 “우리는 충전 인프라가 구축되길 기다리지만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충전 네트워크는 고객이 벤츠 차량을 보유함으로써 얻는 차별화 요소가 되며, 벤츠에는 가치 창출 잠재력을 지닌 자산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차량과 충전 네트워크 간 소통도 이뤄진다. 벤츠의 일렉트릭 인텔리전스 내비게이션은 자동으로 최적화한 경로를 계획하고 가장 적절한 충전 지점을 찾는 등 장거리 운전자의 충전 걱정을 덜어준다. 각 지점 충전 가동률을 파악한 후 공간을 예약해 고객이 필요한 시간에 대기 없이 바로 충전할 수 있다.
쉽고 편리한 플러그 앤 차지 기능은 원활한 충전 경험을 제공한다. 충전기와 차량이 충전 케이블로 직접 소통할 수 있어 카드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차량 헤드 유닛을 통한 수동 인증 없이 충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벤츠 고객은 메르세데스 미(Me) 커넥트 서비스와 미 차지를 통해 해당 기능을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각 허브는 지역과 위치에 따라 최고 350㎾ 충전 전력을 갖춘 고출력 충전기를 4~12개, 최대 30개까지 제공한다. 인텔리전트 차지 로드 매니지먼트를 통해 각 차량은 대기 시간을 최소화하면서 최대 용량으로 충전할 수 있다. 충전소는 차량 주변에 충분한 공간을 확보하며 주변 방해 없이 충전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벤츠가 구축할 충전 네트워크는 회사의 지속 가능한 '엠비전 2039' 전략에 따라 친환경 에너지를 사용한다. 친환경 전기 공급 계약을 체결하고 공인 업체로부터 재생 에너지를 공급받을 예정이다. 조명이나 비디오 감시를 위한 전기는 태양광 시스템으로 공급받는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