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년전 이집트 미라, 황금 부적으로 뒤덮인 15세 소년이었다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약 2300년전 이집트 미라 내부에서 ‘황금 혀’를 포함한 49개의 화려한 부적이 발견됐다.

25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카이로대 사하라 살림 교수가 이끄는 고고학 팀이 2300여년 전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집트 소년의 미라를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촬영한 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이 ‘황금 소년’ 미라는 기원전 332년에서 기원전 30년 사이 사용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동묘지 ‘나그 엘-하사이’에서 1916년 처음 발굴됐다.

하지만 당시 기술로 내부를 살펴보기 위해서는 미라를 열어야만 했고, 시신 훼손이 동반될 수밖에 없었다. 이 때문에 미라는 오랜 기간 조사가 진행되지 않은 상태로 박물관 지하에 보관됐다.

이후 기술이 발전하면서 내부를 살펴볼 수 있는 CT 스캔 방식이 도입됐고 살림 교수팀이 이를 이용해 미라를 살펴보면서 ‘황금 소년’의 내부가 드러나게 된 것이다.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CT 촬영 결과 이 황금 미라는 총 2개의 관으로 감싸인 형태로, 안쪽 나무관에는 금박을 입힌 얼굴 무늬가 새겨진 것으로 파악됐다.

소년의 사망 당시 나이는 14~15세, 키는 128cm 정도로 추정됐다. 작은 코와 좁은 턱, 계란형 얼굴을 가진 아이였다.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카이로 대학 고고학 팀이 촬영한 2300여년 전 제작된 미라 관 CT 사진. 사진=사하라 살림 카이로대 교수 연구팀.

특히 이번 결과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소년의 입과 가슴, 성기 등 온 몸이 금과 보석으로 만든 값비싼 부적으로 뒤덮여 있었다는 것이다. 고위 계층의 미라는 귀중한 장신구 때문에 대부분 도굴당했기 때문에 황금소년처럼 부적까지 완벽하게 보존된 경우는 드물다.

미라에서는 총 21가지 모양을 가진 부적 49개가 발견됐는데, 대부분 금으로 만들어졌으며 준보석이나 구운 점토, 도자기 등으로 만들어진 것도 있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사후세계로 가려면 위험한 지하세계를 통과해야 한다고 믿었고, 부적을 통해 그 여정을 떠나는 데 도움을 주고자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살림 교수는 황금소년의 부적은 사후세계에서 신체를 보호하고 생명력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각각의 부적은 재료와 색깔, 모양에 따라 의미가 다르다. 잎사귀로 만들어진 ‘황금 혀’ 부적은 사후세계에서 신과 대화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고, ‘이시스 매듭’ 부적은 이시스 여신의 보호를 의미한다. 성기 근처에 있는 ‘두 손가락’ 부적은 시신의 몸통을 절개한 부분이 벌어지지 않도록 보호하는 의미다.

심장 근처에서 발견된 풍뎅이 모양의 ‘스카라브’는 사후 세계에서 심판을 받을 때 너그러운 평가를 받도록 돕는 것을 의미한다. 사후세계에서 죽은 자의 심장의 무게를 잴 때 마아트의 깃털과 함께 저울에 올리는데, 이를 통해 죄의 경중을 따진다. 이때 스카라브가 심장을 침묵시켜 불리한 것을 덜어낸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 외에도 사후세계에 성수를 나르는 ‘플라스크’ 부적, 죽은 사람의 안전한 부활을 돕기 위해 오시리스 신의 등뼈를 본 딴 ‘제드’ 부적, 죽은 사람의 균형과 수평을 가져다주는 ‘직각’ 부적, ‘호루스의 눈’, ‘타조 깃털’ 등이 몸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 밖에도 소년의 발에는 관을 떠나는 데 도움을 주는 의미로 샌들이 놓여있고, 온몸은 이집트인들이 중요시했던 양치식물로 휘감겨 있다.

소년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치아 상태와 미라의 기술 수준, 부적들에 비춰 사회적 지위가 높았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이 미라는 이집트 박물관에서 CT 이미지들과 함께 전시되고 있다.

전자신문인터넷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