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홈쇼핑 생방송 허용 땐 시장 전체 공멸”

13일 서울 광화문 달개비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13일 서울 광화문 달개비에서 열린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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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홈쇼핑에 대한 생방송 규제 허용이 전체 홈쇼핑 시장의 공멸을 초래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데이터홈쇼핑과 TV홈쇼핑 경계를 허물어 과열 경쟁을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다. 송출수수료 부담 등으로 위기를 겪고 있는 홈쇼핑 업계에 또 다른 비용 부담을 부추겨 소비자 후생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조춘한 경기과학기술대 교수는 13일 서울 광화문에서 열린 '소비자 후생과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홈쇼핑 정책방향, 홈쇼핑 적정 수와 규제' 세미나에서 이같이 주장했다. 유사 TV홈쇼핑화 된 데이터홈쇼핑의 생방송은 업계 전반의 경쟁력을 약화시킬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국내 TV홈쇼핑 사업자는 7개사, 데이터홈쇼핑 사업자는 10개사가 있다. 데이터홈쇼핑은 TV홈쇼핑과 달리 녹화 방송만 가능하다. 또한 전체 화면 50% 이상을 데이터로 구성해야 한다. 데이터홈쇼핑 도입 취지에 따라 생방송을 편성할 수 없다는 가이드라인과 유권 해석에 따른 것이다.

조 교수는 데이터홈쇼핑 생방송이 결국 송출수수료 인상을 부추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데이터홈쇼핑 사업자가 낮은 번호대 채널로 진입을 시도할 경우 수요·공급 법칙에 따라 송출수수료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IPTV 사업자의 시장 지배력을 강화 시켜 전체 홈쇼핑 산업 경쟁력을 약화 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홈쇼핑 업계 송출수수료 부담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홈쇼핑 업계 전체의 지난 2012년 방송 매출 대비 수수료 비중은 28.8% 수준이었다. 이후 매년 증가해 지난 2021년에는 58.9%까지 치솟은 상태다. TV홈쇼핑 송출수수료 비중은 59.9%, 데이터홈쇼핑은 55.2%에 달한다.

“데이터홈쇼핑 생방송 허용 땐 시장 전체 공멸”

조 교수는 홈쇼핑과 같이 특허 산업인 면세업계를 예시로 제시했다. 그는 “지난 2015년 면세점 사업자 확대 이후 주요 면세점 사업자가 철수·쇠퇴하는 등 시장 경쟁력이 약화된 사례가 있다”며 “과도한 경쟁으로 송객수수료가 치솟으면서 개별 기업 경쟁력이 약화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조 교수는 “과당경쟁에 따른 송출수수료 증가는 가격 인상, 비용 절감 등을 초래해 소비자 후생을 저해 시킬 수 있다”며 “신규 중소기업 진입이 낮아질 뿐더러 중소사업자의 판매 수수료 인상도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계속된 토론에서도 다양한 의견이 개진됐다. 문상일 인천대 교수는 “현행 방송법 상 TV홈쇼핑과 데이터홈쇼핑에 대한 정의 규정이 다르다”라며 “데이터홈쇼핑 생방송 규제를 허용할 경우 양 방송 역무 구분이 없어져 데이터방송 도입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변상규 호서대 교수는 “데이터홈쇼핑 생방송 허용은 산업을 확장하기 보다는 경쟁만 과열시키는 결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콘텐츠 차별화 없이 채널 번호에만 의존하는 경쟁은 소비자 후생 증가에 기여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민경하 기자 maxk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