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언 기업 경기…35개월 연속 부정 전망

종합경기 BSI 추이표
종합경기 BSI 추이표

대내외 경영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등 경제 위기가 지속하면서 국내 기업이 예상하는 경기 전망이 35개월째 부정적 수치를 보이며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기업경기실사지수(Business Survey Index, 이하 BSI)를 조사한 결과, 올해 2월 BSI 전망치는 87.0을 기록했다고 21일 밝혔다.

2022년 4월(99.1)부터 기준선 100을 2년 11개월 연속 밑돌았다. BSI는 1월에 이어 역대 최장기 연속 부진 기록이다.

2월 BSI 전망치(87.0)는 1월(84.6)에 이어 2개월 연속 지숫값 80대로 부진했다. 1월 BSI 실적치는 87.3이다. 실적치 역시 2022년 2월(91.5)부터 3년 연속 부진으로 나타났다. 기업 실적 악화가 장기화하는 모습이다.

한경협은 조사 결과 업종별 2월 경기 전망을 제조업(93.0)과 비제조업(81.4) 모두 동반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제조업 BSI(93.0)는 2024년 4월(98.4)부터 11개월 연속 기준선 아래에 머물렀다. 전월(84.2) 대비는 8.8 포인트 반등했다.

비제조업 BSI(81.4)는 지난달(84.9)에 비해 악화했다. 2020년 7월(72.4) 이후 4년 7개월 만에 최저치다.

제조업별 전망표
제조업별 전망표

제조업 세부 업종(총 10개) 중에서는 반도체 장비 등을 포함한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126.3)와 반도체를 포함한 전자와 통신장비(105.3)가 호조 전망을 보였다. 지난해 반도체 수출 호조가 올해 초에도 이어질 것이라는 게 한경협 전망이다.

기준선 100에 걸친 의약품(100.0)과 비금속 소재 및 제품(100.0),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100.0)를 제외한 업종은 업황 악화가 예상된다. 최근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철강을 포함한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은 9개월 연속 지숫값을 100을 하회했다. 석유정제와 화학업종도 6개월 연속 지숫값 100을 하회했다.

2월 조사 부문별 BSI는 모든 부문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특히 내수(86.2)는 지난 2020년 8월(82.7) 이후 4년 6개월만, 투자(87.9)는 지난 2020년 9월(84.6) 이후 4년 5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 이후 가장 악화한 수준이다.

수출(97.5)은 전월(90.2) 대비 7.3포인트 상승했다. 연초에도 수출이 호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이지만, 내수 회복이 어려워 수출과 내수 양극화가 이어질 것으로 한경협은 분석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고환율과 유가 상승, 국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기업심리가 악화 중”이라며 “기업심리 부진이 장기화할 때 투자.고용 등 실물경제 위축이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투자 촉진을 위한 민생·기업지원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중권 기자 lim918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