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하대학교(총장 조명우)는 정우진 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피부 투과 펩타이드를 이용해 흑색종 치료에 효과적인 새로운 항암 치료제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흑색종은 피부에 발생하는 악성 종양 중 하나로, 피부의 색소 세포인 멜라닌 세포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연구팀은 작두콩에서 추출한 천연 항암 단백질인 콘카나발린A(ConA)를 피부를 통해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ConA는 기존에도 항염 및 암 전이 억제 효과가 뛰어난 물질로 주목받았지만, 간 독성 문제로 인해 임상 적용에 어려움이 있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경피 투과 펩타이드(피부를 통해 약물을 전달하는 기능성 펩타이드)를 활용해 ConA를 피부에 직접 바르는 형태로 개발했다. 이 방식은 약물이 혈액을 거치지 않고 암세포에 직접 작용하기 때문에 간 독성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치료제는 현재 흑색종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는 이미퀴모드(Imiquimod)보다 우수한 항암 효과를 나타냈다. 특히 이미퀴모드 사용 시 자주 발생하는 부작용인 건선 증상도 나타나지 않았다.
또 이 기술은 기존의 경구나 주사형 항암제와 병행 사용도 가능해 약물 내성과 치료 비용 문제를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정우진 교수는 “이번 연구는 ConA의 경피 전달을 통해 기존 치료제의 낮은 효능과 부작용을 극복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다”며 “향후 다양한 암종을 포함한 피부 질환에도 적용 가능성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으로 수행됐으며, 국제 저명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최신호에 게재됐다.
인천=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