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희대학교는 이정태 융합바이오신소재공학과 교수와 윤의중 극지연구소 박사 공동 연구팀이 남극에서 차세대 이차전지(충전식 배터리)의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신소재를 발견했다고 14일 밝혔다.
공동 연구팀은 남극 세종기지 인근 바다에서 채집한 홍조류 '커디에아 라코빗자에(Curdiea racovitzae)'에서 복합 다당제(CRP)라는 신물질을 추출했다. CRP는 기존 리튬-황 전지의 바인더(배터리 내부 물질을 결합하는 역할)의 성능을 크게 향상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튬-황 전지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비해 더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어 차세대 배터리로 주목받고 있지만, 충전과 방전을 반복할 때 황이 변형되거나 바인더가 팽창하면서 성능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연구팀은 CRP가 개미굴과 비슷한 복잡한 3차원 다공성 구조를 형성해 충·방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내부 팽창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장기간 사용해도 안정적인 성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특히 기존 바인더 대신 CRP를 사용할 경우 배터리 용량 유지 성능이 약 100% 가까이 향상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이 신소재의 상용화를 위해 앞으로 대량 배양 기술 개발과 후보 물질 추출 효율성을 높이는 추가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또 국내 해조류에서도 유사한 특성을 가진 소재를 발굴하는 연구도 계획 중이다.
이정태 교수는 “배터리 사용량이 계속 증가하면서 지속 가능한 원료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바이오소재를 활용한 이차전지 소재 개발은 앞으로 더욱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머티리얼즈 투데이(Materials Today)' 3월호에 게재됐으며, 현재 국제 특허 출원도 진행 중이다.
용인=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