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 대역 전자파 흡수소재, 재료연구원 '세계 1등 기술' 선정

이상복 박사 연구팀 개발 극박 필름 복합소재
0.5㎜ 이하 두께로 3개 주파수 대역 동시 흡수
유연하고 성능 높아 웨어러블 기기 등에 활용

왼쪽부터 이호림 선임연구원, 정병문 책임연구원, 이상복 책임연구원, 박병진 선임연구원, 권숙진 기술기원이 한국재료연구원의 2024년 세계 1등 기술 선정의 영광을 안았다.
왼쪽부터 이호림 선임연구원, 정병문 책임연구원, 이상복 책임연구원, 박병진 선임연구원, 권숙진 기술기원이 한국재료연구원의 2024년 세계 1등 기술 선정의 영광을 안았다.

한국재료연구원(KIMS·원장 최철진)은 융·복합재료연구본부 이상복 박사 연구팀이 개발한 '다중 대역 전자파 흡수차폐 복합소재 기술'이 2024년 '세계 1등 기술'로 선정됐다고 16일 밝혔다.

세계 1등 기술은 재료연이 보유하고 있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 또는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천 기술을 의미한다. 세계 1등 기술 후보에 오르려면 국내외 특허를 등록하고 관련 산업계 기술이전 또는 기술 활용 실적이 입증돼야 한다. 이후 총 네 차례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다.

이번에 선정된 기술은 하나의 소재로 5G·6G, 와이파이, 자율주행 등 다양한 주파수 대역의 통신 전자파를 동시에 99% 이상 흡수할 수 있는 극박 필름 형태 복합소재 기술이다. 0.5㎜가 채 안되는 두께로 3개 주파수 대역에서 1% 이하의 낮은 전자파 반사율과 99% 이상의 높은 전자파 흡수율을 가진다는 점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임이 입증했다.

이상복 박사는 “이 기술은 전자파 간섭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국산 기술로써 산업 현장에 곧바로 적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전자파 차폐소재는 전자부품 성능의 저하를 일으키는 전자파 간섭 문제 예방을 위해 필수다. 기존 소재는 전자파 99% 이상을 반사해 2차 간섭 문제를 발생시키거나 특정 단일 주파수 전자파만 흡수하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페라이트 자성소재 결정구조를 변화시켜 원하는 주파수를 선택적으로 흡수할 수 있는 원천 자성소재를 합성해 얇은 고분자 복합소재 필름으로 제작했다. 필름 후면에는 전도성 패턴을 삽입해 전자파 진행을 제어했다. 전도성 패턴 형상에 따라 원하는 주파수에서 전자파 반사를 극단적으로 낮출 수 있다. 최후면에는 고차폐성 탄소나노튜브 박막을 부착해 전자파 차폐 성능을 극대화했다.

이로써 하나의 소재로 여러 주파수의 전자파를 동시에 흡수할 수 있어 2차 간섭 문제를 해결했다. 여기에 수천번 접었다 펴도 형태를 그대로 유지할 만큼 얇고 유연한 형태에 우수한 성능까지 갖춰 접거나 구부리는 웨어러블 기기에 활용 가능하다는 점이 특징이다.

재료연이 2012년부터 추진한 세계 1등 기술에는 지금까지 총 13개 기술이 이름을 올렸다. 재료연은 세계 1등 기술 선정을 통해 도전적인 연구 문화를 조성하고 창의적인 소재 원천기술 개발을 통해 미래성장산업 창출과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창원=노동균 기자 defros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