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현대, 세계 최대 LCO₂ 운반선 띄웠다…'2500척' 글로벌 시장 정조준

HD현대미포가 진수한 세계 최대 2만2000㎥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HD현대
HD현대미포가 진수한 세계 최대 2만2000㎥급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HD현대

HD현대가 세계 최대 액화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을 울산 앞바다에 띄우며 글로벌 시장 공략에 나섰다.

HD현대 조선 계열사인 HD현대미포는 최근 울산 본사에서 2만2000㎥급 LCO₂ 운반선에 대한 진수식을 가졌다고 16일 밝혔다.

해당 선박은 HD현대가 그리스 '캐피탈 클린 에너지 캐리어'로부터 수주한 LCO₂ 운반선 4척 중 첫 번째 선박으로, 길이 159.9m, 너비 27.4m, 높이 17.8m 규모를 자랑한다. 기존 운반선은 7500㎥급으로 이번에 HD현대미포에서 진수된 선박이 세계 최대 규모 타이틀을 갖게 됐다.

선박에는 다양한 첨단 기술도 적용됐다. 우선 영하 55도 가량의 저온 환경을 유지할 수 있는 '바이로브형 저장탱크' 3기를 탑재하고 있다. 이를 통해 LCO₂ 뿐만 아니라 액화석유가스(LPG), 암모니아(NH₃) 등 다양한 액화가스화물을 안정적으로 운반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육상 전원공급장치와 질소산화물 저감장치를 탑재해 친환경성을 확보했고, 내빙 설계기술로 항해 안정성도 높였다.

이날 진수된 선박은 캐피탈 가스십 매니지먼트의 감리 하에 마무리 의장작업 및 시운전 등을 거쳐 올해 말 인도될 예정이다.

LCO₂ 운반선은 에너지 산업의 이산화탄소 포집·저장·활용 이슈와 함께 조선 분야에서도 향후 남다른 성장이 기대되는 시장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 리서치는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2050년까지 연간 6GT 이상의 탄소를 포집·저장이 필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중 약 20% 가량은 해상으로 운송해야 하는 상황으로, 약 2500척 가량의 운반선 수요가 전망되고 있다.

HD현대는 이번 LCO₂ 운반선 진수식을 계기로 기술력 확보를 통해 해당 시장을 선점한다는 방침이다. HD현대 조선 계열사들은 HD현대중공업 울산 본사에 '선박 탄소중립 R&D 실증설비'를 구축했다. 화물운영시스템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입증하고 저장탱크용 용접재료를 새롭게 개발하는 등 다양한 연구개발 활동을 펼치고 있다.

HD현대 관계자는 “세계 최대 규모의 LCO₂ 운반선 개발을 비롯해 조선해양 분야 미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친환경 기술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다”며 “지속적인 기술 혁신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고, 해양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도기업으로의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하겠다”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