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1분기 최대 매출에도 영업익은 주춤…“美 관세 대응 총력”

기아가 올해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관세 부과를 앞두고 미국 자동차 수출을 늘린 영향으로, 글로벌 완성차가 대부분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호실적이다.

기아 양재동 사옥 전경
기아 양재동 사옥 전경

기아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6.9% 증가한 28조175억원으로 집계됐다고 25일 밝혔다.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이다. 미국 관세 대응 여파에 대응해 선적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영업이익은 3조8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2.2% 급감했다. 주요 시장에서 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 인센티브 등 비용이 늘어나면서다. 영업이익률은 10.7%로 집계됐다.

기아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영업이익 감소에 대해 “1분기 10.7% 영업이익률을 기록한 만큼 연간 이익률(11%) 목표 달성은 가능하며 피크아웃(정점 통과후 하락)으로 판단하지는 않는다”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미국을 중심으로 고부가 재고 2개월치를 확보하고 내년에는 하이브리드차(HEV)를 30% 이상 증산하고 수익성 저하가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기아는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와 HEV 현지 생산·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기아 글로벌 판매량 77만2648대 가운데 기아는 해외에서 2.5% 증가한 63만8084대를 판매했다. 미국을 필두로 북미 권역 견조한 수요가 전체 판매량 상승을 견인했다.

기아는 미국 관세 대응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기아는 현대차그룹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에서 생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아는 미국 관세에 대응해 당장 판매 가격 인상보다는 현지 생산과 판매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전무)은 “미국에서 생산하는 차종은 현지에 팔 것”이라며 “미국 조지아 공장은 캐나다, 멕시코 등으로 수출하는 물량도 일부 있겠지만 우선 미국 내에서 소화하는 전략을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관세 영향을 만회하려고 가격을 인상하기보다는 어떻게 기아의 포지션을 지키고 어려운 상황에서 기회로 잡을지 더 고민해서 신중하게 접근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현대차도 올해 1분기 매출 44조4078억원, 영업이익 3조633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2%, 2.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8.2%였다. 이에 현대차·기아의 올해 1분기 합산 매출은 72조4253억원, 합산 영업이익은 6조6422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 영업이익률은 9.2%로 나타났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8.3% 늘고 영업이익은 4.9% 감소했다. 합산 매출은 1분기 기준 최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연간 영업이익 20조원 돌파가 무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지웅 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