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美 판매 아이폰 전량 인도 생산 추진…中 당국, 제동 가능성도

애플, 美 판매 아이폰 전량 인도 생산 추진…中 당국, 제동 가능성도

애플이 미국 시장에 공급하는 모든 아이폰을 인도에서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중(對中) 관세 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중국 정부가 이에 대해 제동을 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애플은 미국 시장용 아이폰 전량을 인도에서 생산하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생산 물량은 연간 6400만대 이상이다. 현재 인도 생산량(약 3000만대)의 두 배 수준이다.

이번 계획은 애플이 추진해 온 공급망 다변화 전략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현재 전 세계 아이폰 출하량(2억3210만 대) 중 약 80%가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FT는 “이번 결정은 공급망을 다변화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의 결과”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중 관세 정책도 주요 배경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중국산 제품에 대해 145% 관세를 부과했으나, 스마트폰에는 일시적으로 유예를 적용했다. 업계에서는 유예 조치가 언제든 철회될 수 있는 만큼, 애플이 선제적으로 생산지를 옮기려는 것으로 해석한다. 실제 중국산 스마트폰 부품에는 여전히 20% 관세가 부과되고 있어 불안 요소도 남아있다.

다만 중국 정부가 애플의 계획을 쉽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IT 매체 디인포메이션은 “애플이 올해 초 아이폰17 시험 생산을 위해 필요한 장비를 인도로 보내려 했지만, 중국 당국이 이를 막았다”고 보도했다. 아이폰 생산 장비의 인도 수출 승인 절차가 통상 2주에서 최대 4개월까지 지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