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KT 해킹, 2차 피해 방지 총력을

SK텔레콤이 유심(USIM) 관련 서버 해킹에 따른 두차례 경영진 공식 사과에 이어 무상 유심교체를 시작키로한 28일, 사람들은 출근하자마자 가까운 SK텔레콤 대리점으로 달려갔다. 지난주말 내내 인터넷은행과 통신사공동 패스(PASS)에서 제공하는 명의도용방지서비스에 가입하려다 신청자가 몰려 헛탕을 친 뒤 불안감은 더 커졌다.

대혼란은 예고된 바 대로였다. 준비된 유심 물량은 전체 SK텔레콤 가입자의 20분의1에도 못미쳤다. 대리점 마다 줄이 길게 늘어섰지만, 실제 유심교체를 받은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했다. 공항도 북새통이었다. 긴급 안전조치로 제안한 모바일T월드 유심보호서비스를 신청하려면 로밍이 차단되는 조건이 따랐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이 28일 오전 사태 심각성을 자각하고, 임직원들이 일선 대리점으로 나가 고객불편 최소화에 총력을 기울이자고 했다지만 상당시간 이같은 전국적인 혼선은 잦아들지 못할 공산이 크다. 무엇보다 이번 해킹으로 가입자식별번호(IMSI), 단말기 고유식별번호(IMEI), 유심 인증키 같은 금융거래, 민감정보 전달 승인에 꼭 필요한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2차 피해 확산은 전국민 통신·금융거래 불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결단코 막아야할 단계라 할수 있다.

우선, SK텔레콤 현 가입자(알뜰폰 포함)라면 금융거래 만큼은 이 사태가 잠잠해 진 뒤로 미루라는 것이 전문가들이 조언이다. 그동안 폰으로 간편하게 처리했던 대금 송금, 납입 계약 같은 중요 금융거래는 새 유심 교체 이전이라면 조금 불편하더라도 금융기관을 직접 방문해 처리하는 것이 안전하다. 아무리 작은 소액 거래라 할지라도 키인증, 금융(공동)인증서 필요 거래 또한 유심 교체 후 진행하는 것이 향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길이다.

이와 함께, 예전 코로나 백신 찾기처럼 무작정 대리점으로 몰려가지 말고, 모바일T월드에서 제공하는 유심 교체 예약서비스를 통해 가까운 대리점에 예약한 뒤 확정 시간을 기다리는 것이 현명할 수 있다. 공무나 출장 등 로밍 단절로 인한 이용 불편과 피해는 기록을 잘 해뒀다가, 나중에 피해 보상을 요구할 수 있다.

SK텔레콤은 당장의 불편 해소를 위한 땜질식 대응 보단 2차 피해 방지를 포함한 보다 근원적인 해결에 집중해야 한다. 불안은 불안을 더 키우는 법이다. 가입자들의 불안감을 누를 정확한 설명과 해법을 알리고, 그것을 총력 이행해나가는 것이 사태 해결의 첩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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