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D2SF, 10년간 기술 스타트업 115팀에 투자…북미 '성장 프로젝트' 가동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D2SF 강남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라운드 테이블에서 그간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 네이버〉
양상환 네이버 D2SF 센터장이 13일 서울 강남구 D2SF 강남에서 열린 10주년 기념 라운드 테이블에서 그간 성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자료 네이버〉

네이버 D2SF가 설립된 지 10년 만에 초기 기술 스타트업 115팀에 투자했다. 초기 투자인데도 불구하고 이들 기업의 생존률은 96%에 달했다. 네이버는 향후 자본이 풍부한 북미에서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할 계획이다.

D2SF는 13일 서울 강남구 D2SF 강남에서 설립 10주년 기념 라운드 테이블 행사를 열고 지난 10년간 115팀에 투자했다고 밝혔다. 이 중 99%가 투자 당시 '시드' 또는 '시리즈 A' 단계로 스타트업 설립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키웠다. 초기 단계 투자의 높은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96%의 생존율을 기록했다.

양상환 D2SF 센터장은 “99%의 투자가 초기 기술 기업에 집중돼 있다”면서 “기업이 만들어낸 기업 가치의 누적 합산은 5조2000억원을 돌파했다”고 말했다.

D2SF는 2015년 설립된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이다. 시드에서 시리즈A 단계의 초기 기술 스타트업에 주로 투자한다. 네이버의 자원과 네트워크를 활용해 스타트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점이 특징이다.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포트폴리오는 다양하다. 지난 10년 간 D2SF가 투자한 스타트업 중 54%는 인공지능(AI) 관련 기업이다. 이어 실감형 기술(16%), 헬스(9%), 로보틱스·모빌리티(6%), 블록체인(5%) 등 각 기술·산업에서 새로운 시도에 나선 개척자 기업에 투자했다. 시드 단계에서 프리(Pre) A까지 도달하는 기간이 18개월을 기록했다. 미국 스타트업이 시드 투자에서 벗어나는데 23~30개월이 걸리는 것과 비교해 5개월에서 1년 정도 짧은 셈이다.

양 센터장은 “D2SF와 함께하는 팀이 시드를 탈출해 '데스밸리'를 지나가는 속도가 굉장히 빠르다라는 걸 증명하는 지표”라고 설명했다.

네이버 D2SF는 투자 이후에도 입주공간, 클라우드 인프라 등 다양한 밸류업과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밸류업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스타트업의 가치 성장률은 18배로, 프로그램을 활용하지 않은 스타트업(2배)의 9배에 달했다. 초기 단계부터 네이버와 교류하며 함께 성장한 스타트업 중 64%는 네이버와 구체적인 협업 주제를 발굴하는 등 시너지를 내고 있다.

네이버 D2SF는 올해 북미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한다. 지난해 10월 미국 실리콘밸리에 사무소를 설립해 유망한 기술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있다. 이와는 별도로 스타트업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성장 프로젝트(Growth Project)'를 시작할 계획이다.

양 센터장은 “네이버가 가진 글로벌 진출 경험을 녹이는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단계”라면서 “성장 프로젝트로 스타트업이 더 큰 자본으로 도달하는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