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회에서 구글 등 대형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망이용대가 지급 회피를 규제하는 법안이 발의됐다. 국내 트래픽의 30% 이상을 차지하는 구글이 국내 인터넷서비스공급자(ISP)에게 망 사용료를 지급하지 않는 불공정한 시장 환경을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15일 국회에 따르면 최수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전기통신사업법 일부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에 발의된 개정안은 구글·넷플릭스 등 대형 부가통신사업자가 디지털 콘텐츠 제공을 위해 국내 통신사의 정보통신망 이용시 적정한 대가를 지급하지 않고 부당하게 망을 제공받거나 제공을 요구하는 것을 금지행위로 규율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같은 내용을 전기통신법 제50조 제1항 제6호의2에 신설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해 구글의 국내 일평균 생성 트래픽 비중은 31.1%다. 2020년 25.9%에서 매년 꾸준히 늘고 있다. 유튜브 등 동영상 서비스로 막대한 데이터 트래픽을 유발하고 있음에도 구글은 미국 현지 통신사에 접속료를 내고 있다는 이유로 국내 망 인프라를 구축·운영하는 국내 통신사에게 대가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그러나 독일에서는 도이치텔레콤이 미국 메타를 상대로 제기한 망 이용대가 지불 요구 소송에서 정보통신망 제공에 따른 대가 청구권을 인정받으며 승소한 사례가 있다.
최근 미국무역대표부(USTR)가 미국 기업을 차별하는 한국의 '비관세 장벽'으로 국내 망 사용료를 언급한 것에 대해 입법으로 맞대응하면서 해외 빅테크의 망 무임승차 논란이 재점화될 전망이다.
이번 개정안은 ISP와 CP간 망이용대가 지급을 둘러싼 명확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당사자간 계약에 따른 대가 지급 기회를 보장하되 금지행위 규제를 설정하는 방식을 택했다.
최 의원은 “해외 판결 사례에서 보듯 정보통신망 이용에 따른 대가 지불은 시장의 합리적 질서”라며 “대형 CP의 우월적 시장 지위에 따른 사업자간 역차별 등 시장실패를 개선하고 공정한 정보통신기술(ICT) 경쟁 환경을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