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제21대 대통령선거는 예정보다 2년 빨리 치러진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 헌법재판소의 탄핵 선고로 촉발된 조기대선은 그 어느 때보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특히 후보 단일화를 둘러싼 줄다리기와 내홍이 그 어느 때보다 심했던 가운데 3자 구도가 완성됐다. 사법리스크를 넘어 당원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도부가 후보 교체를 시도했으나 국민의힘 당원이 가로막은 김문수 후보. 새로운 정치를 내세웠으나 TV토론 논란을 일으킨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국민의 심판대 앞에 섰다.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당한 대통령
작년 12월 3일 밤, 윤석열 대통령은 긴급 대국민 담화를 통해 돌연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거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25년도 정부 예산안을 일방적으로 삭감하고 감사원장과 서울중앙지검장 등을 탄핵하려 한다는 이유였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부처 장관 등 국무위원에 대한 줄탄핵을 단행한 민주당을 '적'으로 간주했고, 최악의 선택을 했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반발했고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를 위시한 여당 일부 의원들이 민주당 등 야당과 함께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를 의결했다. 대통령 직무는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으로 승계했으나 헌법재판관 임명 거부를 이유로 민주당이 탄핵,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
헌법재판소는 4개월간의 심리 끝에 4월 4일 오전 11시 윤 대통령을 파면했다. 같은 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제21대 대통령 선거 예비후보자 등록 접수를 개시했고, 헌재 판결에 따라 탄핵에서 벗어난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6월 3일을 대선일로 공고했다.

◇이재명은 '일방독주', 김문수는 '기사회생'
민주당은 4월 27일 당내 경선을 통해 이재명 전 대표를 당 대선 후보로 공식 확정했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 김동연 경기지사가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이재명 후보는 90%를 넘나드는 압도적 차이로 후보가 됐다. 이재명 후보는 선거를 불과 한 달 앞둔 5월 1일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의 대법원 상고심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으며 피선거권을 잃을 위기에 처했으나 법원이 대선 이후로 선고를 미루면서 사실상 사법리스크를 해소했다. 이재명 후보는 법원이 대선 이후 유죄를 확정하더라도 대통령에 당선된다면 정치적 타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은 내란·외환죄 외에 형사소추를 받지 않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우여곡절 끝에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을 대선 후보로 확정했다. 김문수 후보는 한동훈 전 대표, 홍준표 전 대구시장을 물리치고 당 경선에서 최종 승리했으나,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사퇴 후 대선 출마를 공식화하자, 본선 경쟁력을 의심한 당 지도부에 의해 후보 교체가 시도됐다. 당 지도부는 두 사람의 단일화가 불발되자 5월 10일 새벽 한덕수 전 총리를 입당시켜 당의 대선 후보 교체를 추진했다. 당원 ARS 투표까지 동원됐지만 찬반이 팽팽하게 맞서며 교체안은 부결됐고, 김문수 후보는 후보직을 지킬 수 있었다.
◇다자구도 본선 구도 확정…분열된 보수
5월 11일 선관위의 후보 등록 마감 결과, 이재명(민주당), 김문수(국민의힘), 이준석(개혁신당), 권영국(민주노동당), 구주와(자유통일당), 황교안, 송진호(이상 무소속) 후보가 등록했다. 다음날인 12일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시작되며 TV 토론과 전국 유세가 이어졌다.
각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각기 10대 공약을 발표했으며 TV 토론과 유세현장에서 상대 후보가 발표한 정책에 대한 비판은 물론 후보와 그 가족까지 비난하는 등 네거티브 선거전에 열중하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또 김문수 후보는 보수진영의 이준석 후보로 표가 분산될 것을 우려해 단일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했지만, 이준석 후보가 거부하면서 보수 단일화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대신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황교안 후보가 지난 1일 김문수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 사퇴한 것이 유일한 성과였다.
◇계속된 사전투표 부실관리…이제 선택은 유권자 몫
5월 29~30일 이틀간 진행된 사전투표는 지난 20대 대선에 이어 역대 2위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이번 조기 대선에 큰 기대를 건 유권자가 많았다는 것을 방증하기도 한다. 하지만 잇따른 선관위의 투표 관리 부실 사건이 잇따르면서 첫날 역대 1위 기록을 갈아치웠던 사전투표는 역대 2위 기록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도 크고 작은 관리 부실에 사과했던 선관위는 이번에도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2일에는 공식 선거운동이 종료됐다. 이제 남은 것은 유권자의 선택뿐이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