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침체 속 의약품 판매 기록 행진…4월 판매액 역대 세번째

내수부진 속에서도 국내 의약품 판매는 역대급 실적을 이어갔다. 인플루엔자, 홍역 등 유행과 함께 장기처방이 일상화되면서 의약품 수요를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3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4월 국내 의약품 소매 경상금액(판매액)은 2조7780억원으로 전년 동월(2조5336억원) 대비 9.6% 성장했다.

4월 의약품 소매 판매액은 역대 4월 중 최대이며, 월간으로도 2025년 1월(2조8649억원), 2025년 3월(2조8226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높았다.

서울의 한 약국 앞을 지나는 시민들.
서울의 한 약국 앞을 지나는 시민들.

전반적인 내수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서도 의약품 판매는 성장을 지속했다. 실제 올해 4월 소매 판매 기준 가전(▽10.5%), 화장품(▽1.3%), 통신기기·컴퓨터(△0.009%), 음식료품(△2.5%) 등 주요 상품군은 전년 동월 대비 하락하거나 정체 수준을 기록했다. 특히 올해 1~4월 평균 소매판매액 불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0.2% 감소하는 등 내수침체가 이어졌다. 반면 의약품은 2024년 1월 이후 16개월 연속 판매액이 늘고 있다.

이처럼 의약품 수요가 지속하는 것은 계절성 전염병이 예년과 비교해 크게 유행하는 데다 지난해 의정갈등 이후 장기처방이 일상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상품군별 소매판매액(자료: KOSIS, 단위: 억원)
주요 상품군별 소매판매액(자료: KOSIS, 단위: 억원)

올해 들어 독감과 노로바이러스, 백일해 등 전염병이 크게 유행했다. 4월에도 이 여파가 이어졌고, 코로나19 환자 증가와 홍역까지 새로 유행하면서 의약품 수요를 견인했다. 여기에 의정갈등과 미국 정부의 의약품 관세정책 예고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상비약 비축 수요 증가, 제약사의 일부 약가 인상 등까지 겹치며 소매시장이 역대급 판매액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의약품 시장은 고령화와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 등으로 타 상품에 비해 지속 성장 가능성이 높다”면서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해외여행도 늘고 있는데, 코로나19와 홍역 등이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상비약을 비축하려는 움직임도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