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토종 플랫폼, 헝그리판다 '예의주시'

헝그리판다 앱 화면
헝그리판다 앱 화면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 토종 배달 플랫폼은 '헝그리판다'의 국내 시장 공략에 대해 예의주시하고 있다. 당장은 국내 배달 시장과 라이더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적다고 보면서도, 공격적으로 자본을 투입할 경우에는 배달 생태계를 흔들 수 있는 파급력이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헝그리판다는 국내에서도 화교들이 밀집한 서울 마포구, 동대문구, 성북구, 광진구, 종로구 지역을 중심으로 배달 서비스를 수행하고 있다. 주로 중국 식품점이나 중식집 등을 입점업체로 등록했다. 애플리케이션(앱)의 메뉴는 △마라풍미 △패스트푸드 △구이·튀김 △밀크티·디저트 등 주로 중국어 문화권 사용자를 겨냥해 구성됐다.

국내 배달 플랫폼들은 헝그리판다가 아직 한국인 사용자를 대상으로 본격적으로 영업을 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했다. 아직 입점업체 수가 많지 않고, 메뉴명 등 앱의 유저인터페이스(UI)도 중국어를 중심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헝그리판다는 주 타깃층이 대한민국에 있는 중국인”이라면서 “한국에 진출한 지는 꽤 됐지만 주문이 많이 활성화되지는 않았고 지지부진한 상황이다”고 밝혔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한국에서 비즈니스를 하려면 앱이 본격적으로 들어와야 하는데, 아직은 현황 파악이 어려운 수준”이라고 말했다.

헝그리판다는 국내 배달 라이더에게도 전단지 등을 돌리며 암암리에 접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6000~7000원에 이르는 고액의 배달료 지급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아직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등에서 활동하는 라이더까지 위협할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헝그리판다는 음식점에 방문하는 라이더에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온라인으로 라이더에게 접근한다”면서 “외국인 근로자들이 주 타깃으로, (한국인) 라이더 입장에서는 위험을 내모는 플랫폼으로 갈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헝그리판다가 국내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입할 때에는 파급력이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헝그리판다는 현재 현재 호주, 캐나다, 프랑스, 뉴질랜드, 영국 등 전 세계 47개 도시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벌 배달 시장에서 쌓아온 사업 경험과 초저가 전략이 국내 배달 시장을 흔들 수 있다. 실제 배달 라이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헝그리판다의 한국 진출에 대해 우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