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추천제 도입 등 이재명 정부 내각 구성 작업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군으로 김교흥·이언주·오세희 국회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이들 모두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 소속으로, 정치적 입지와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에 대한 이해도에서 강점을 갖춘 인사들이다. 중소기업 CEO 출신 등 현장 전문가 발탁은 주식 백지신탁이나 인사청문회 부담 등으로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중기부는 2017년 부처 승격 이후 장관직에 줄곧 정치인 출신이 발탁돼 왔다. 초대 홍종학 장관을 시작으로 박영선, 권칠승, 이영 장관까지 모두 전·현직 국회의원이었다. 현 오영주 장관만이 유일하게 외무공무원 출신이다. 박영선·권칠승 장관의 경우 민주당 의원 시절 임명돼 정권 초반 소상공인 지원 정책에 힘을 실으며 부처의 위상을 키운 바 있다.

이번에도 이 같은 인선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 중기부는 다른 부처 대비 조직 규모나 정책 영향력이 제한적인 만큼, 정치적 무게감을 지닌 인사를 앞세워야 한다는 분석이 여권내는 물론 부처내에서도 힘을 얻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납품대금 연동제, 코로나 대출 재조정, 소상공인 경쟁력 강화 등을 강조해온 점도 고려된 흐름이다.
국민추천제로 기업 전문가 발탁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문재인 정부에서도 주식 백지신탁 등의 문제로 수십명의 후보가 낙마하며 인선이 지연된 전례가 있어 실현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후보는 3선 김교흥 의원과 이언주 의원이다. 김 의원은 과거 중소기업연구원장을 지낸 경력이 있다. 산업·중소기업 분야 정책 기획에 밝고, 기획재정위원회 활동과 국회 사무총장 이력 등을 통해 정부·국회간 조율능력도 갖췄다는 평가다.
이 의원은 산업·소상공인 분야 입법 활동을 펼친 중량감 있는 인사다. 특히 기업인 출신 현장 전문가라는 점에서 국정운영 외연 확장의 적임자라는 평가도 받고 있다. 다만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로도 함께 거론되고 있어 중기부행이 불투명하다는 시각도 있다.
이들 외에 초선인 오세희 의원도 물망에 오르고 있다. 오 의원은 전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출신으로, 코로나 시기 소상공인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인물이다.
정부는 장관 인선과 함께 차관 인사도 병행 추진할 방침이다. 이미 오영주 장관과 김성섭 차관이 사표를 제출한 상태로, 인사청문회 일정을 고려해 차관을 먼저 임명한 후 장관을 확정하는 '역순 인선' 가능성도 제기된다. 차관 후보로는 중기청과 중기부에서 정책 기획 전반을 두루 거친 이준희 벤처캐피탈협회 상근부회장이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중기부는 대통령의 관심이 높은 부처 중 하나인 만큼 인선에 상징성과 메시지가 중요하다”며 “이번에도 정치적 중량감 있는 국회의원 출신이 장관으로 유력한 이유”라고 말했다.
성현희 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