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 기강잡기 나선 국정기획위, “첫날 업무보고 매우실망”…“전 부처 업무보고 다시받을 것”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제2분과의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은 이춘석 경제2분과위원장. 연합뉴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이 19일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제2분과의 산업통상자원부 업무보고에서 굳은 표정으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왼쪽은 이춘석 경제2분과위원장. 연합뉴스

새 정부 국정 밑그림을 그리는 국정기획위원회가 정부부처의 첫날 업무보고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대통령 공약 분석 부족과 구태의연한 과제 나열'이라고 혹평했다.

기획재정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등 전날 업무보고를 마친 부처를 포함해 전체 부처에 대한 재 업무보고를 예고했다.

조승래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19일 2일차 부처 업무보고를 앞두고 “(전날) 업무보고는 한마디로 '매우 실망'이라고 말씀드리겠다. 공약에 대한 분석도 부족하고, 내용이 없고 구태의연한 과제를 나열하는 것에 불과했다”고 했다. 이어 “새로운 정부에 맞는 구체적 비전이나 계획을 세우지 못했고, 어떤 부처는 공약을 빙자해 하고 싶은 일을 제시하는 상황도 벌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안타깝게도 윤석열 정부 3년, 비상계엄 사태 6개월 동안 (공직사회가) 얼마나 무너졌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지적했다.

조 대변인은 전날부터 20일까지 진행되는 업무보고는 예정대로 진행하겠다면서도 “오늘과 내일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전 부처의 업무보고를 다시 받는 수준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부처로 하여금 이재명 정부의 국정 비전에 빠르게 적응하도록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조직개편 등과 관련한 공직사회 불확실성 우려가 커지는 것을 차단하려는 듯 “거취 문제 몰라서 일을 안 한다면 사실상 태업한다는 얘기”라면서 “국가 세금으로 녹봉 받는 분들이 (불확실성에) 업무를 못 한다는 건 말도 안 되는 핑계”라고 일축했다.

국정기획위는 이날 세종시에서 이틀째 부처별 업무보고를 이어갔다. 금융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고용노동부 등 15곳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한주 국정기획위원장은 산업부와 고용부를 직접 챙겼다. 이 위원장은 산업부 업무보고에서 “산업부에서 실물경제에 대한 정책을 잘 짜주시기 바란다. 우리 공약들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산업정책에 대한 매우 많은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진짜 성장'은 정치적 구호가 아닌 기술주도 성장을 중심으로 성장론의 내용이 담겨있다. (산업부) 여러분들과 함께 새로운 성장의 역사를 지금부터 써내려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춘석 경제2분과장도 “AI 경쟁에서 밀리면 기술 주권을 잃고, AI 속국으로 전락할 위험에 처한다”면서 “대한민국을 AI 3대 강국이자 첨단 산업 강국으로 이끌어야 한다”고 산업부에 주문했다.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