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특정 회사에서 연이어 발생하는 노동자 사망·부상에 대해 거세게 질타했다. 아울러 산업 현장에서 발생하는 산업재해를 줄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24일 경기도 시흥시 SPC 삼립 시흥 공장을 찾아 “돈·비용 때문에 안전과 생명을 희생하는 것이라면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찾은 SPC 시흥공장은 지난 19일 50대 여성노동자가 작업 중 기계에 끼어 사망한 곳이다.
이 대통령은 SPC 계열사에서 노동자의 사망·부상 등 산업재해가 잇따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그동안 SPC 계열사에서는 노동자의 사망·부상 사고가 연이어 터져왔다. 지난 2022년 10월에는 평택 SPL 제빵공장에서 20대 여성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졌다. 아울러 또 다른 50대 여성노동자도 같은 공장에서 작업 중 손가락이 기계에 끼어 골절상을 당하거나 20대 외주업체 직원이 컨베이에어서 사고를 당해 머리를 다쳤다. 아울러 2023년 8월에는 성남 샤니 제빵공장에서 50대 여성노동자가 반죽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이 대통령이 노동자의 사망·부상 사건에 민감하게 반응한 이유는 이 대통령이 소년공 출신으로 산업재해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이 대통령은 어릴 적 다섯 번째로 취업했던 스키 장갑과 야구글러브를 만드는 공장에서 프레스기에 왼팔 손목 관절이 눌리는 사고를 당했다. 결국 왼팔의 성장판이 손상되고 손목이 뒤틀리는 등 평생 굽은 왼팔로 살고 있다.
이 대통령은 “나도 노동자 출신이고 산업재해 피해자다. 그로부터 수십 년 세월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노동 현장에서 죽어가는 노동자들이 너무 많다”고 했다. 또 “똑같은 현장에서 똑같은 방식으로 똑같은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사실 문제가 있다. 예측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방지도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노동 활동 중 죽거나 다치는 사람이 없도록 시스템을 개편하겠다는 입장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도 노동안전보건체계 구축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이 대통령이 꺼냈던 노동안전보건체계는 입법과 예산, 행정조직 등에서 전문성과 독립성을 부여하고 중대재해·산업재해를 예방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기구다.
이 대통령은 “추측할 수 있는 원인 중 하나는 예방을 위한 비용과 사고가 났을 때의 대가가 균형이 맞지 않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정부는 각종의 사유로 너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근본적으로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행복한 사회는 못 될지라도 불행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은 최소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허영인 SPC그룹 회장, 김범수 SPC삼립 대표이사, 김지형 SPC 컴플라이언스위원장, 김희성 SPC삼립 안전보건총괄책임자, 김인혁 SPC삼립 노동조합위원장, SPC삼립 현장노동자 등 SPC 계열사 임직원이 참석했다. 아울러 강희석 CJ푸드빌 음성공장장, 이정현 크라운제과 대전공장장 등 다른 식품계열 공장 책임자도 함께했다.
정부와 대통령실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과 문진영 사회수석, 권혁기 의전비서관, 강유정 대변인 등을 비롯해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김종윤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이민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정책관 등이 배석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