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여가부 장관에 또 정치인 지명할까…남인순·권인숙·서은숙·김한규 거론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2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자진사퇴로 여성가족부(여가부) 장관 자리가 공석이 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이 또다시 정치인 출신을 장관 후보자로 지명할지 관심이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가부 확대·개편을 공약으로 내건 상황에서 전·현직 국회의원과 전임 최고위원 등의 이름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가부 장관 후보군으로 남인순 민주당 의원이나 권인숙 전 의원, 서은숙 전 최고위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여성운동가 출신인 남 의원은 서울 송파병을 지역구로 둔 4선 국회의원이다. 지난 19대 총선 이후 22대 총선까지 줄곧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었고 21대를 제외한 19·20·22대에서는 겸임 상임위인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도 함께 활동하는 등 보건·복지·돌봄·가정 등 관련 정책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여가부 업무가 보건복지부 업무와 상대적으로 겹치는 부분이 많다는 점을 고려하면 전문성에는 문제가 없다는 해석이다. 또 남 의원은 강 후보자 자진 사퇴 과정에서 쟁점이 된 보좌진 관련 논란에서도 상대적으로 자유롭다고 알려져 있다.

권 전 의원은 과거 이른바 부천경찰서 성고문 사건 등에 맞서 싸웠던 여성·인권운동가 출신으로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 등을 역임한 뒤 21대 총선에서 비례대표로 국회에 입성한 인물이다. 여성·인권 분야 출신이지만 국회의원 활동 당시 셧다운제 폐지, 장병 학습권·모병제 옹호 등 상대적으로 중도적인 목소리도 함께 내왔다.

서 전 최고위원은 부산여자대학교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상대적으로 민주당의 험지인 부산에서 기초의회의원, 자치단체장(부산진구청장) 등을 역임한 행정 전문가다. 특히 지난 2022년 당시 당대표였던 이 대통령으로부터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선임돼 '이재명 1기 지도부'에서 활동했던 경력이 있다. 서 전 최고위원은 이 대통령의 정치 철학에 대한 이해가 깊고 험지인 부산에서 쌓은 다양한 행정 경험이 장점인 만큼 여가부 부처 확대·개편 등을 진두지휘하기에 적절한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이 지난 대선 과정에서 여성가족부를 성평등가족부로 개편하겠다고 공약한 만큼 여성을 임명하는 기존 관례를 깨고 남성을 지명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여기에는 김한규 의원의 이름이 거론된다. 제주시을을 지역구로 둔 재선 의원인 김 의원은 지난 21대 국회에서 보궐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현재까지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특히 22대 국회에서는 여가위 민주당 간사를 역임하는 등 관련 정책에 밝다는 해석이다. 또 보좌직원 관련 논란과도 상대적으로 거리가 멀다. 아울러 김 의원이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점을 고려하면 통합형 인선이라는 해석도 나올 수 있다.

최기창 기자 mobydi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