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통상 분야 의제는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내용을 벗어나지 않는 게 원칙이라는 입장을 강조했다. 미국 측의 농산물 추가 개방과 검역 간소화 요구가 나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추가 개방은 없다'는 정부의 공식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미국으로 향하는 공군1호기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한미 관세 협상) 합의를 쉽게 뒤집거나 바꾸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게 우리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측의 농산물 추가 개방 요구를 수용해 한국이 자동차 등에 적용받은 관세를 낮출 수 있느냐는 질문에 “지금도 한미 관세 협상 결과가 한국에 유리하게 되는 거 아니냐고 생각하는 미국 측시각이 분명히 있고 바꾸자는 요구도 미국의 각 부처 단위로 생겨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이어 “그러나 우리 기본적 입장은 그런 문제도 당시 함께 논의된 것이고 이미 큰 합의를,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발표했다”며 “한미 대통령이 상호 승인해서 정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바꾸자고 하는 것을 우리가 쉽게 '바꾸자니까 바꾸겠습니다'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면서도 트럼프발 외교·안보, 통상 환경 변화로 인해 국가 간 협상의 난도가 크게 높아진 상황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국제 통상, 또 외교·안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외교에 있어서 여유 좀 있지만 지금은 과할 만큼 국가 중심, 자국 중심이어서 우리도 한국의 국익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해야 하는데, 과거보다 몇 배 더 노력이 필요하다”고 상황을 전했다.
또 “우리가 요구한 대로 다 들어주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한국의 국익이 훼손되지 않도록, 국익이 최대화될 수 있도록 해야 하므로 그런 점들이 어려운 것”이라며 “변화한 상황이고 입지가 과거보다는 많이 어려워진 게 객관적 사실인데, 그런 어려움조차도 이겨내고 국익을 지키고 더 나은 상황을 만드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라고 했다.
이번 협상에 앞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정상 회담을 가진 것과 관련해서는 일본과의 통상협상, 한미 협상, 한미일 협력 관계 구축이라는 측면에서 더 유용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과거 관례에 반드시 얽매일 필요는 없는 거 아니냐”며 “ 필요에 따라서는 실효성 있게, 대한민국 입장에서 어떤 게 더 낫나, 또 어떤 게 더 효율적인가 생각해서 결정한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시바 총리로부터 미국과의 협상과 관련한 다양한 조언을 얻음으로써 큰 도움을 얻었다고도 밝혔다.
![소인수회담 갖는 한일 정상 (도쿄=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이 23일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한일 정상 소인수회담을 하고 있다. 2025.8.24 [공동취재] hihong@yna.co.kr (끝)](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8/24/rcv.YNA.20250824.PYH2025082401450001300_P1.jpg)
이 대통령은 “이시바 총리가 매우 우호적으로 한국과 미국의 협상에 대해 조언했고 어떤 점에 주의를 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 것이란 점에 대해 구체적으로 세부적으로 협조했다”며 “예정보다 소인수 회담이 길어진 이유는 사실 대부분 미국과 협상 얘기를 하느라 지연됐다”고 했다.
한미 정상 회담의 의제로는 “안보, 국방비, 관세 협상은 물론 여러 가지가 예측된다”며 “그 자리에서 갑자기 얘기되는 사안은 크게 많지 않고 주요 의제는 사전에 다 실무에서 구체적으로 협의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 과정에서 타결될 것도 있고, 미세 부분을 제외하고 불충분하게 타결되는 경우도 있고, 또 정상 간 대화에서 결정해야 할 부분도 있기 마련”이라며 “분명한 것은 대한민국도 하나의 주권 국가이고 우리 주권자, 국민이 기대하는 바를 충족시키진 못할지라도 최소한 실망하게 해드리진 않아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한 문제와 관련해 제안할 것이 있느냐는 말에는 “제한 없이 필요한 얘기는 다 해 볼 생각”이라며 “북한 문제는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핵 문제든, 북한 문제든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에 관한 것은 대한민국 안보 문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으로 길을 한번 만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미국 일각에서 '한국의 친중' 프레임을 제기하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는 “외교에 친중, 혐중이 어디있냐”며 “국익에 도움이 되면 가깝게 지내는 것이고, 국익에 도움이 안 되면 멀리하는 것으로 가까우냐 머냐도 외교적 수단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외교의 근간은 한미동맹이고 한국이 자본주의 시장 체제에 있기 때문에 이 가치와 질서, 시스템을 함께 하는 쪽과의 연합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다”며 “한미일 안보 경제 협력이 당연히 중요하고 동시에 중국과도 절연하고 살 수도 없다. 한국은 특정 국가와만 외교를 해서 살 수 없는 나라”라고 지적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