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인 유학생과 팀프로젝트를 했는데 초등학교 수준의 자료를 가져와 너무 놀랐다. 전체적인 수업 수준이 떨어진다.” 최근 한 대학생이 SNS에 올린 글이다.
또 다른 학생도 댓글로 “유학생이 말을 잘 못해 결국 한국 학생 일부가 발표와 과제, 제작을 모두 맡았다. 점수를 잘 받으려면 어차피 한국 학생이 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학령인구 감소와 지속적인 등록금 동결 등으로 외국인 유학생 수는 급격히 늘었지만, 낮은 학업 수준 탓에 수업 현장에서 내국인 학생들의 불만도 함께 커지고 있다.
교육부에 따르면 2024년 국내 고등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12만8107명으로, 2021년에 비해 27.5% 증가했다. 이 가운데 중국인 유학생은 39.6%로 가장 많았고, 약 40%는 서울 소재 대학에 집중돼 있다.
문제는 표준화되지 않은 외국인 입학 기준이다. 내국인 학생들은 수능, 내신, 논술 등 복합적인 전형을 거쳐야 하지만, 외국인 특별전형은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다. 서울의 중상위권 대학 상당수는 유학생 합격 기준을 한국어능력시험(TOPIK) 3~4급 수준에 두고 있으며, 일부는 조건부 입학을 허용해 입학 후 일정 기간 내 TOPIK 4급만 취득하면 졸업까지 가능하다.
일부 대학은 공인시험이 아닌 자체 시험으로 외국인을 선발하기도 한다. 숭실대는 TOPIK 3급 이상이거나 대학이 자체 시행하는 한국어능력시험 합격만으로 입학할 수 있다. 건국대, 아주대 등도 자율시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이 자율시험은 국가 차원의 관리나 표준화된 기준이 없어 출제와 합격선이 전적으로 대학 내부에 달려 있다. 결국 외국인 유학생의 수준을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합리적인 의심이 제기된다.
교육부는 적정 수준의 유학생 유치를 위해 중급 수준에 해당하는 TOPIK 3급 이상 학생을 선발하도록 대학에 권고하고 있지만 이는 의무사항이 아니다.
김지하 한국교육개발원 고등교육연구실 선임연구원은 “외국인 유학생 유치를 위해 입학 기준을 점점 더 완화하는 추세”라며 “당장 입학했더라도 유학생의 학업 능력 저하나 중도 탈락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학생들도 불만이 있지만, 외국인 학생들 역시 팀프로젝트 참여 등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례가 많고, 적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작년에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4년제 대학 중도 탈락 외국인 유학생 수는 2019년 6176명에서 2023년 7,55명으로 증가했다. 입학은 했지만 대학 교육에 적응하지 못해 중도 포기하는 유학생 수도 점차 늘고 있다는 의미다.
![[에듀플러스]“외국인 유학생 13만 명 시대… 낮은 학업 수준·적응력 논란”](https://img.etnews.com/news/article/2025/08/27/news-p.v1.20250827.5f3a7b665c6b4aa5b7b69c052a585c98_P1.png)
한 대학 관계자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국에 오는 유학생들은 비교적 역량이 높은 경우가 많았지만 한류의 영향으로 유학생 국적이 다양해졌고, 역량 또한 제각각이라 한국어 수준이 천차만별이라는 것을 체감할 때가 많다”고 전했다.
또 다른 사립대 교수는 “외국인도 충분한 학습 능력을 바탕으로 입학 허가를 받아야 하는 건 맞다. 하지만 손해를 보지 않으려는 요즘 한국 학생들이 유학생을 관용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며 느슨한 외국인 입학 기준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교육 전문가들은 복합적인 시각을 드러내면서도, 유학생 문제 해결을 위해서 총체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단순히 입학 문턱을 높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며 대학의 재정 여건 개선, 외국인 학생에 대한 학습지원 정책 마련 등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국립대 교수는 “재정 상황이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유학생들의 언어 및 기초학력 문제를 대학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엔 어려운 점이 많다”면서도 “인구 감소로 인한 재정 위기를 외국인 유학생 유치에만 의존하는 방식이 아닌, 라이즈 체계 등 지역산업 연계형 구조로 풀어나가는 방식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학문 목적의 한국어 집중 교육 확대와 전공별 언어 적응 프로그램이 마련돼야 한다”며 “역량 있는 외국인 유학생이 한국 사회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일대일 코칭, 적응 지원 등 실질적인 학습 지원책이 함께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미현 기자 mhkwon@etnews.com